(자료사진=픽사베이)

[뉴스인] 허영훈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한문위)는 지난달 7일부터 21일까지 6개 분야 9명의 위원을 선발하기 위한 공개모집기간을 가졌다. 현재 위원추천위원회 심사가 진행 중이며, 이달 이후 문체부 홈페이지에 결과가 공지될 예정이다. 비상임이지만 위원들은 문체부 장관이 직접 임명하는 2년 임기의 중요한 자리다.

그런데 한문위는 지금까지 선발과정에서 지원자들의 인터뷰도 거치지 않고 오직 서류심사만으로 위원들을 선발해왔다. 어떤 후보들이 지원했고 어떤 기준과 항목에 따라 심사했으며, 어떻게 최종 결과가 나왔는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드러난 바가 없다. 문체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가 한창인 요즘 더욱 조용하게 위원들을 모집하는 분위기마저 든다. 

선발기준을 살펴보면, ‘문화예술 전반에 대한 균형감각 및 정책적 이해와 능력을 갖추고 있고, 직무수행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경영능력과 높은 도덕성 및 문제해결능력을 겸비한 자’다.

과연 역대 위원들이 모집요강에 맞는 인물들이었는지, 주요직무내용을 수행할 능력이 충분한 인물들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동안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어떤 성과들을 냈는지 공개된 바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문화예술정책을 평가하고 개선안을 도출해야 하는 임무를 지닌 위원들이 혹시 예술가 지원사업에 대한 입김만 행사해온 것은 아닌지 확인도 필요하다.

일부에서는 문체부 정책이 바뀌지 않는데 한문위가 바뀌겠냐는 목소리도 있고, 한문위 위원장이 누구냐에 따라 위원들의 활동도 영향을 받는다는 지적이 있다. 그렇다고 위원들의 올바른 목소리와 활동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이번 기회에 소신을 가지고 위원들을 뽑으면 된다.

입맛에 맞거나 물밑 접촉으로 추천되는 인물을 고를 것이 아니라 공개발표회를 통해 왜 위원이 되려고 했고 어떤 일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직무수행계획을 직접 들어야 한다. 결과에 대한 과정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전문가를 선발해야 그들의 소신 있는 활동을 기대할 수 있다. 

새 위원들 선발결과발표를 앞두고 있는 한문위는 이번 기회를 통해 그동안의 관행을 청산하고 위원선발과정과 최종 임명된 위원들을 일반에 공개하는 한편,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임명된 위원들은 그 위치에 맞게 정부고위관계자나 특정 예술가들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이 진정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인지, 어떻게 하는 것이 예술가들을 진정 위하는 것인지를 폭넓게 고민하고 공부해야 할 것이다.

만약 국가지원사업의 어떤 내용이 오히려 문화계나 예술가들의 경쟁력과 자생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객관적이고 타당한 근거가 마련되었다면 그 폐지까지도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문화예술계는 물론 국민 모두가 이번 한문위 위원 임용과 그 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한다. 한문위 역시 국정농단사건을 거울삼아 ‘조용히 넘어가자’는 안일한 생각에서 벗어나 진정성 있는 변화를 이끌 새 길로 들어서야 할 때다. 그 첫 과제가 제대로 된 위원 선발임을 한문위는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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