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각예술가 후재 김법영 연작

*전각(篆刻)예술가인 후재(厚齋) 김법영 작가는 [귀남일기]를 통해 작품 속 주인공인 귀남이의 눈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햇빛이 나만 따라다닌다. 참말로 늘어지게 더운 날씨네. 내일은 수성동 계곡 가자고 졸라야지. -귀남

[뉴스인] 김법영 작가 =

일요일 아침의 귀남군
눈 뜨자마자 안 방 문턱에 턱을 괴고 쳐다보고 있다.
어제부터 산책을 계획하고 있었나보다.
비가 내려서 핑계를 대고 누워있는데
잠시 후 하늘이 말짱하게 개었다.
하는 수 없이 똥가방을 들고 산책을 나섰다.
숲길은 비가 온 뒤라 습하고 덥다.
개울에는 물이 불어 졸졸졸 소리를 낸다.
매미는 입을 잔뜩 벌리고 소리를 지르고 있다.
산을 한 바퀴 돌고 계곡에 발을 담그고 매미소리를 듣는다.
수양은 늘어져 휘적휘적 바람을 맡고 있다.
귀남이도 발을 담그고 한가로움을 즐기고 있다.
위쪽에는 아이들의 첨벙대는 물소리.
무언가 잘 짜인 계획을 탐독하는 느낌이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