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경실련)

[뉴스인] 김동석 기자 = 과자, 라면, 두부, 식용유, 장류 등 438개 제품의 GMO표시 실태조사 결과 수입식품 2개를 제외하고 GMO표시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4일 '유전자변형식품등의 표시기준'이 개정돼 표시 대상이 모든 원재료로 확대됐지만 여전히 소비자의 알권리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21일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 2월2일 식약처는 '유전자변형식품(GMO)등의 표시 기준' 개정안을 발표하며 "해당 고시안이 GMO표시 범위를 확대해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는 자료를 배포했다.

당시 개정된 주요 조항은 ▲상위 5순위 원재료에서 모든 원재료로 표시 대상 확대 ▲Non-GMO표시 기준 마련이었다.

표시 대상이 모든 원재료로 확대됐고 Non-GMO표시 기준을 마련했기에 시중 제품 중 GMO, Non-GMO표시가 증가해 소비자 알 권리가 강화됐다는 것이 당시 식약처 주장의 주요 근거였다.

경실련, 소시모, 아이쿱소비자활동연합회는 고시안 발표 후 4개월이 지난 현재 식약처 주장대로 GMO와 Non-GMO 표시가 확대됐는지 확인해봤다.

◇시중 GMO 표시 제품 '2'개로 14년 조사 결과 '1'개와 큰 차이 없어

조사 대상 식품은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것 중 소비량이 많은 제품으로 선정했다. 선정된 제품은 총 438종으로 과자류 168종(과자 62종, 팝콘 24종, 시리얼 59종, 빵 23종), 두부 13종, 두유 18종, 라면 36종, 식용유 23종, 액상과당 27종, 장류 123종, 통조림류 30종이었다.

이 중 GMO 표시가 된 제품은 시리얼 제품, 미소 제품 각 1개씩 총 2개였다. 2014년 같은 식품류를 대상으로 진행된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경실련, 소시모, 아이쿱소비자활동연합회의 GMO, Non-GMO표시 현황 조사에서도 시리얼 제품 1개에서만 GMO표시를 확인할 수 있었고 이번 조사에서도 큰 차이가 없었다.

식약처 주장과 달리 지난 2월 4일 법 개정 이후 GMO/Non-GMO 표시 확대, 소비자 알권리 강화와 같은 효과는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표시할 능력 상실한 있으나마나한 GMO표시제

우리나라는 GMO의무표시제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GMO표시제가 실효성 없이 있으나마나한 것이 문제다.

GMO표시는 GMO 단백질, DNA가 최종 제품에 남아있는 것으로 한정되고 비의도적혼입치도 3%로 높아 면제 범위가 매우 넓게 적용되고 있다.

이 조항 때문에 식용유, 간장류, 액상과당류는 모두 GMO로 만들었어도 표시하지 않아도 되는 면제 식품이다.

이러한 면제 조항 때문에 국내 수입되는 GMO콩 대부분은 식용유로 GMO옥수수 대부분은 액상과당으로 가공되고 있다. 다시 말해 수입되는 거의 대부분의 GMO작물이 표시 면제 제품을 생산하는데 집중되고 있다. 그 결과 시중 제품 중 GMO표시된 제품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더불어 Non-GMO 표시에는 비의도적혼입치를 인정하지 않아 생산자, 기업들이 표시하길 꺼려하는 상황이다. 얼마 전 GMO 검출 라면 관련 내용이 방송됐고 해당 업체들은 비의도적혼입치 내에서 GMO가 검출된 것이라 해명했다.

식약처는 아직까지 아무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만약 비의도적혼입치를 유럽 수준인 0.9%로 낮추고 비의도적혼입치 내 Non-GMO표시를 허용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혼란이었다.

게다가 식약처는 국내 농산물로 생산된 제품은 비의도적혼입치를 인정하지 않아도 Non-GMO표시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재 강원, 충남을 거쳐 경북, 전남 등 전국으로 확산된 미승인 GMO유채 문제를 보더라도 국내 농산물의 GMO 혼입은 현실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허위표시 처벌을 감수하고 Non-GMO표시를 할 수 있는 국내 생산자는 없다. 실제로 이번 조사 결과에서도 국내산 콩, 옥수수를 사용한 제품에서 Non-GMO표시를 한 것은 없었다.

◇GMO완전표시제 실시해야

소비자가 요구하는 것은 언제나 단순했다. GMO 안전성 여부와 상관없이 GMO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쉬운 표시다. 지난 2014년과 올해 GMO표시 현황 조사 결과는 우리나라 GMO/Non-GMO표시가 표시 기능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확인해주는 사례다.

GMO 검출 라면 사태, 미승인 GMO 유채 전국 확산 사태에서 확인된 것은 식약처, 대기업 같은 GMO 찬성론자들의 기만이 시민의 불안을 증폭시키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GMO가 안전하다면서도 표시하지 않고 관련 정보 요구를 기피하기만 한다면 소비자들의 불필요한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경실련은 "대통령 공약이기도 한 비의도적 혼입치 0.9%로 하향 조정, 비의도적 혼입치 내 Non-GMO 표시 허용과 함께 예외 없는 원재료 기반 GMO완전표시제를 위한 법 개정에 하루빨리 나설 것을 식약처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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