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뉴스인] 허영훈 기자 = 4일 오전 6시부터 제19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가 전국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그동안 유권자들은 충분한 기간은 아니었지만 대통령 후보들의 거리연설과 TV토론, 언론보도 등을 접하면서 대통령으로서의 자질과 공약들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가졌다. 이제는 유권자들의 선택과 함께 대통령 당선자의 과제만 남았다.

성공적인 국정운영은 분명 대통령의 과제다. 그러나 훌륭한 대통령을 뽑는 것은 유권자는 물론 국민 모두의 공통된 과제이다. 투표에 임하는 유권자들이 인식해야 할 두 가지 과제를 제시해보고자 한다.

최근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그 집결의지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듯이 우리 국민은 단순한 항의집회를 넘어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의사표현으로 정부와 정치권의 안일한 태도를 단번에 바꿀만한 목소리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그 사실을 역사적 가치로 인정하고 소중한 교훈으로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그 다음(next) 우리의 모습이다. 세계의 중요한 역사에는 반드시 ‘혁명’이 등장한다. 그 혁명이 바로 역사를 바꿨기 때문이다. 세계의 모든 혁명이 정당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수많은 혁명이 부정했던 역사를 바로 세우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런데 정당성을 굳건하게 지켜가며 성공한 혁명들의 공통점은 무엇이었을까? 그 이유를 ‘2차 혁명’에서 찾아볼 수 있다. 1차 혁명으로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정치변화와 더불어 사회변화를 이끌기 위한 2차, 3차 혁명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이에 유권자들이 인식해야 할 첫 번째 과제로 ‘울림’이라는 단어를 제시하고자 한다. 울림이란 사전적 의미로는 ‘소리가 무엇에 부딪혀 되울려 나오는 현상이나 그 소리’를 말한다. 즉, 국민적 집결과 염원이 한 목소리가 되어 정부나 정치권에 도달했다면, 그 목소리에 반응하는 정부나 정치권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또 다른 목소리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정책방향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유권자의 목소리는 한 순간의 이벤트가 아닌 입법권, 사법권, 행정권의 삼권분립기능에 버금가는 최상위 권리로서 소위 ‘국민권’을 통해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는 숨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만이 진정한 사회변화를 이끌 수 있다.

그러나 그 목소리가 정부나 정치권에서 당장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도 있지만, 5년 대통령 임기 동안이 아닌 그 다음 대통령에게까지 인계가 필요한 중장기적 사안에 대해서는 믿고 기다리는 지혜도 필요하다. 이것이 ‘울림’에 이어 제시하고자 하는 유권자에 대한 두 번째 과제다. 바로 ‘기다림’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교육은 ‘좋은 것’이 아닌 ‘옳은 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당장 좋은 것을 가지기 위해 사회적 원칙과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참고 기다리며 옳은 것을 향해 가려는 사회의 공통된 인식이 절실하다.

대통령 당선과 동시에 국민이 원하는 결과물을 내놓는 대통령은 좋은 대통령일 수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먼 미래를 볼 때 분명 옳은 대통령이 아닐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새로운 대통령이 옳은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이 유권자가 풀어가야 할 또 하나의 과제다.

앞으로 닷새 후면 새로운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국정을 이끌게 된다. 유권자의 ‘울림’과 ‘기다림’이 훌륭한 대통령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공약을 지키기 위해 진정성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국민에게 그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유권자 역시 애정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지켜보겠다는 것과 기다리겠다고 하는 무언의 두 가지 공약을 인식하고 지켜야 한다. 대통령과 유권자의 공약이 동시에 지켜졌을 때 대한민국은 분명 올바른 미래로 나갈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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