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마소연 기자  = 40대 남성 김모 씨는 올 초부터 배변할 때 선홍빛 출혈이 있었지만, 변비 때문일 것으로 생각해 변비약만 복용하고 차일피일 치료를 미뤄왔다. 

그러나 직업 특성상 같은 자세로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증상이 악화해 대장항문외과를 찾은 김 씨는 정확한 치질 종류를 파악하지 못한 채 변비약을 복용해 치핵이 악화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2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치질 환자는 8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세 이상에서는 남녀를 불문하고 절반 이상이 치질로 불편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질은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항문질환이지만, 치질 증상을 항문이 찢어져 피가 나거나 치핵이 늘어나는 정도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치질은 치루, 치열, 치핵 등 다양한 항문 질환을 아우르는 명칭이다. 발병 부위와 증상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므로 배변 시 출혈과 통증이 나타난다고 모두 치핵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 

또한, 치질을 초기에 발견하면 식이요법이나 좌욕, 약물 등 보존적 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고, 종류별 주의사항이 다르므로 자신의 정확한 치질 증상과 종류를 파악해야 한다.

치핵은 우리나라 전체 치질 환자의 약 70% 정도가 앓고 있는 질환으로, 항문 벽에 혹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치핵이 나타나면 항문 주변에 덩어리가 만져지고 배변 시 출혈을 동반한다. 치핵을 내버려두면 나중에 자리에 앉지 못할 정도의 통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치핵은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지만 잘못된 배변습관으로 발생한 변비가 주원인이다. 

화장실에 장기간 쪼그리고 앉아 있는 자세나 오래 앉아 있는 습관 등을 지속해서 반복하면, 굵고 딱딱한 변이 항문으로 나올 때 괄약근 주변의 혈관이 항문 밖으로 빠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비를 없애기 위하여 변비약을 복용할 경우 잦은 설사로 항문에 울혈이 생겨 치핵 증상이 악화한다.

메디힐병원 민상진 병원장은 "일부 환자 중에는 치질을 변비약이나 치질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대장을 자극하는 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장이 약 없이 기능하지 않아 오히려 항문질환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보통 치핵 초기인 단계에서는 식이요법, 변 완화제 사용, 좌욕 등 배변습관을 교정하는 것으로 치료할 수 있으므로 배변 시 항문 주변에 혹이 만져지거나 출혈이 있다면 이른 시일 내로 대장항문외과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치열은 배변 시 항문 근육이 긴장해 항문이 찢어지는 것으로, 대부분 변비로 딱딱한 대변이 나올 때 발생한다. 배변할 때는 물론 배변 후에도 심한 통증이 나타나며, 휴지에 묻을 정도의 피가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치열은 초기에는 상처가 깊지 않으나 잘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 찢어지고 아물기를 반복하면 상처가 깊어져 궤양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민상진 병원장은 "만일 자신의 배변 횟수가 주 3회 이하라면 단순 소화불량이 아닌 변비를 의심하고 치열로 이어지지 않도록 매일 일정한 시간에 배변하는 습관을 길러 최대한 3분 이내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치루는 항문 내부와 항문 밖 피부 사이에 서로 통하는 관이 생기는 질환이다. 술이나 기름진 음식을 먹거나 배탈이 잦아 설사를 자주 하면 항문샘에 세균이 들어가 염증과 고름이 생기게 된다. 이 증상이 반복되면 고름이나 피가 속옷에 묻어 나오는 치루로 발전하게 된다. 

치루가 생기면 초기에는 항문 안쪽이 따끔거리고 항문 주위에 혹이 난 것처럼 붓는다. 항문에 열이 나거나 감기처럼 온몸에 열이 오르기도 한다. 

증상이 악화하면 일상이 어려울 정도의 통증과 함께 항문이 심하게 부풀어 오르며 고름이 터져 나온다. 그러나 항문 농양의 고름이 터지는 것을 저절로 나은 것으로 착각하여 치료를 미루면 면역력이 떨어질 때마다 붓고 터지기를 반복하며 만성 치루로 이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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