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길홍 주필/고려대 의과대학 교수

[뉴스인] 박길홍 주필 =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은 박 대통령 탄핵소추 헌법재판과 노무현 정부 시절 '신정아 사건'을 단순 비교하며 변론의 소재로 삼았다. 당시 대통령 정책실장인 변양균 씨와 신정아 씨가 연인처럼 선물도 주고 업무상 특혜를 주려고 압력도 행사했지만 대법원은 뇌물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는데, 하물며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는 별도 가계를 꾸리고 있고 연인 관계도 아니므로 최 씨가 재단 설립으로 사익을 취했어도 대통령의 뇌물죄는 형성되지 않는다고 강변했다.

신정아는 자신의 학력을 비롯한 인생과 몸과 마음을 거짓으로 꾸미고 이를 무기로 한 순간의 성공가도를 달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신의 수족들의 업무수첩, 증언, 통신기록, 녹취록 등 실체적 증거를 기반으로 한 헌법 위반 혐의로 파면 당했다. 그런 그가 청와대에서 퇴출되자마자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며 국민과 국가에 주먹을 날렸다.

증거 기반 진실은 그가 대통령 4년을 운영한 밑천이 ‘거짓과 핑계’였다는 것이다. 국회 탄핵소추 후에도 그들의 지적 지평에서는 최선이었던 ‘거짓의 각본’을 공들여 단장해 국민에게 사과와 변명을 하였으나 측은하게도 하루 이틀 만에 폭로됐다. 하지만 탐욕스러운 오기와 아집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실을 무너뜨리기 위한 거짓을 진실이라 우기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과 신정아 사건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박근혜와 신정아는 단순 비교가 된다. ‘Pseudologia fantastica’(공상허언증), 이는 ‘몽상적 거짓말’ 증상을 공유한다. 이 질환은 실제와 가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병적허언(病的虚言, pathological lying)’ 즉 습관성 충동성 거짓말이 주 증상이다.

의학적 정의는 “진실을 공상적으로 말하기도 하고 변형시키기도 하는 것. 이때 공상과 현실의 구별이 되지 않고 자기공상을 현실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히스테리 성격이 많다.”(간호학대사전)이다.

이 망상의 내용은 매우 광범위하고 복잡할 수도 있으며 이 증상은 평생 지속될 수도 있다. 환자는 자신의 말이 거짓임을 인지하고 있을 수도 있고 진실로 착각하고 있을 수도 있다. 때로는 환자가 의도적으로 자신의 부정한 이익을 수호하기 위하여 자신의 비행을 합리화하고 예쁘게 포장하는 오기와 아집의 거짓말을 확대 재생산할 수도 있다.

친박인사 및 단체와 신정아 역시 단순 비교가 된다. 박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원칙인 법치주의에 의거해 헌법 위반으로 파면되었다. 일부 ‘친박’들은 이를 두고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는 죽었다”며 분노의 포효를 한다. 왜곡한 진실의 방망이로 진실을 내리치려는 것이다. 거짓으로 구축한 요새가 허물어지자 탐욕의 친위대를 자처하며 거짓의 강에 거친 소용돌이 역류를 일으켜서 진실의 둑을 허물려 한다. 이 법치주의로 쌓은 둑 너머에는 평화로운 대한민국과 성실한 국민이 있다. 그들은 찰나적인 탐욕을 위해 둑을 허물어 오물의 늪으로 만들려 한다.

너 자신의 생각과 마음에 귀를 기울여라. 아인슈타인 가라사대 “과거에서 배움을 얻고 미래의 희망을 꿈꾸며 오늘에 최선을 다하라.” 하루하루 죽음을 향하여 한 발짝씩 떼는 인생. 무거운 짐 벗고 아주 떠나는 날 되돌아본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그 누군가가 말했다. 사랑, 선, 가치의 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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