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교육가회가 바라본 아프리카

*아프리카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굶주림과 질병,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검은 대륙, 혹은 해외여행기를 담은 TV 프로그램 속 이국적 모습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교육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해온 국경없는 교육가회(EWB, Educators Without Borders) 구성원들이 몸소 겪고 느낀 다채로운 아프리카 이야기를 뉴스인에서 연재합니다. EWB는 지난 2007년 개발도상국 교육권 확대를 위해 설립된 비정부단체입니다. -편집자주

처음으로 탔던 택시. 성한 곳이 없어 보였지만 이동수단으로는 충분했다. (사진=김연지)

[뉴스인] 김연지 = 에티오피아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길에 택시를 탔다. 시트는 헤져 스펀지가 드러나고 문짝의 덮개는 뜯어져 내부가 보일 정도로 오래된 차였다. 곧 주저앉을 것만 같은 택시 안에서 바라본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풍경은 왠지 우리나라의 1960-70년대가 이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 오래된 자동차

거리엔 그냥 봐도 오래된 자동차들이 연탄처럼 시커먼 매연을 내뿜으며 도로를 달린다. 중간 중간 보이는 요새 자동차들만 없으면, 족히 30년은 되어 보이는 자동차들 때문에 이것이 영락없는 60-70년대 풍경이지 않을까 싶었다.

에티오피아는 오래된 중고차를 수입해 타는 경우가 많은 탓에 이런 오래된 자동차의 매연으로 공해가 심각했다. 비가 오지 않는 날은 공기가 나쁜 것을 바로 체감할 수 있다. 종일 밖을 돌아다니다 들어온 날은 자동차 매연과 먼지로 콧속이 새까만 먼지로 가득하고 목이 따끔거렸다.

택시 내부의 문짝이 뜯어져 있다. (사진=김연지)

◇ 구두닦이

길가에는 구두닦이들이 의자와 발판을 두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신발을 닦으라며 말을 건다. 나는 플립플랍(flip-flop, 고무샌들)을 신고 있었는데도 상관없다는 듯 신발을 닦으라며 따라오기도 했다.

이미 손님이 있는 구두닦이들은 발판 앞에 쪼그리고 앉아 열심히 흙 묻은 구두와 운동화를 닦고 있었다. 구두닦이가 깨끗이 닦은 신발을 신고, 다시 비가 와 진창이 된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저 사람들은 깨끗한 신발을 중요하게 생각하나? 아님 중요한 약속이 있나? 라는 상상을 잠깐 하기도 했다.

먼 나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우리나라의 옛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다. 우리나라의 60-70년대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었지만, 아디스아바바에서 그 시대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드니 이상한 기분이었다.

우리나라와 비교해 어느 부분은 현재와 비슷하기도 하고, 어떤 모습은 60-70년대 모습을 가지고 있기도 한 아디스아바바. 이 도시가 시간이 지나 서울과 같은 모습으로 변하는 과정이 머릿속으로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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