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길홍 주필

[뉴스인] 박길홍 주필 = 먹고 살기 바쁜 시간에 잠시 짬을 내서 초일류국가 건설을 위한 정지작업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무장해제하자는 국민이 눈물겹게 위대하다. 입김이 하얗게 나오는 엄동설한에도, 노란색 분홍색 물드는 봄에도 아이의 여린 손에는 횃불이 꼭 쥐어 있을 것이다.

대통령과 친구들, 청와대, 재벌, 국회, 고관대작, 이들이 ‘전경련’의 수뇌부를 구성한다. 어버이, 엄마, 자칭 보수우파 애국시민 서클 등이 수뇌부를 향하는 철퇴를 푼돈 받고 몸으로 막는 인간방패이다.

이들이 그동안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자축하는 작전명은 ‘삼성 상속세 빼돌려서 나눠먹기’이다. 이 작전에는 실탄이 좀 많이 들어서 빈털터리 서민 노후 생계자금인 국민연금을 수천억 퍼부었다.

가장 영악하기로 전국에 칭찬이 자자한 삼성의 자식들은 그 결과 공식적으로 아시아 최고 부자의 왕관을 썼다. 2014년 말 삼성 패밀리는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이라는 대박 시나리오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9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돈을 움켜쥐고 부자 순위로 국내에서는 아빠 1위, 장남 2위, 세계적으로는 200대 부자에 등극했다. 대부분 아빠가 준 돈이지만, 납부한 상속세, 증여세, 인지대 등 소요비용은 모두 합쳐서 고작 수십억 원이었다.

이렇게 해서 삼성의 자식들은 삼성그룹의 최상위 지배기업으로서 경영권 승계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도록 조작된 제일모직을 장악했다. 이후 삼성그룹 전체에 대한 편법 경영권 승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삼성물산을 탈법으로 합병하였다. 이들은 현재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핵심 실세로 활동 중이기도 하다.

알짜기업의 상장을 미루면서 비상장주식의 주가를 시세에 비해 터무니없는 헐값으로 상속하여 탈세한 후, 상장하여 막대한 시세차익을 2세에게 안겨 준다. 이 거사로 삼성의 자식들은 졸지에 투자액의 280배에 달하는 차익을 거뒀다. 그러고는 지주회사로 만든 후, 쥐꼬리 지분으로 그룹 계열사 전체에 대한 지배적 경영권을 행사하며 소위 재벌 총수가 되는 것이다. 이상은 이건희 회장의 창조경제 상속세 탈세 전략으로서 다른 재벌들도 현재 이를 성공적으로 벤치마킹하고 있다.

여기에는 범법행위와 더불어 치명적인 도덕적 해이의 문제가 있다. 비상장회사는 기업공개를 안했으므로 개인회사다. 그런데 마치 삼성의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기업활동을 하고 삼성의 전 계열사가 ‘일감 몰아주기’, ‘납품단가 조작’ 등으로 개인회사의 성장에 최선을 다한다. 이것은 삼성이라는 상장기업 자체에는 손해다. 문제는 상장기업은 개인 재산이 아니라 주주의 재산이므로 총수일가 개인이 주주의 돈을 도둑질했다는 사실이다.

이후 제일모직을 명실공히 삼성그룹의 최상위 지배기업으로 만들기 위하여 온갖 가능한 불법을 동원하여 삼성물산을 시장가격보다 헐값으로 후려쳐서 합병하였다. 훗날 흘리는 콩고물이라도 얻어먹으려고 그랬던 것일까? 이 거사에 보수우파정치인들과 국민연금공단을 비롯한 공기업들이 발 벗고 나섰다.

대한민국은 현재 우리나라만 유별나게 심한 경제위기 소용돌이, 기업과 개인 소득 분배의 불공정, 취업난, 노인 인구 증가, 부실한 복지로 노후 생계대책이 막연하여 노인 자살률이 세계 최고이다.

이런 사소한 사안에는 전혀 신경도 안 쓰겠다는 듯이, 보수우파 특권층 독점 네트워크 ‘전경련’은 우리 서민들의 노후 생명줄인 국민연금을 재벌에게 바치는 것이 애국의 길이라고 열심히 선동했다. 그리고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앞장서며 서민의 노후 생계자금 7900억 원을 사내유보금만 수백 조인 삼성에게 바쳤다.

이를 위하여 공단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들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지면서 합병 결정 직전까지 삼성물산 주식을 지속적으로 은밀히 매도해 삼성물산 주가를 떨어뜨렸다. 고의적인 주가조작은 경제범죄로서 민사·형사 처벌이 요구된다.

손해를 안 보려고 이에 반대하는 삼성물산의 멀쩡한 해외투자자들을 질이 안 좋은 투기자본이자 기업사냥꾼으로 공격하며, 여당은 ‘해외투기자본 척결법안’까지 발의하려고 눈에 핏발을 세웠다.

내가 낸 세금과 연금은 국가 발전과 노후대책에 사용되어야 한다. 그동안은 ‘전경련’ 이익단체가 도둑질하는 것을 구경만 하며 자포자기했다. 이제 아름답고 튼튼한 새로운 보금자리를 열심히 만들고 있는 국민에게 전경련 두목이 며칠 전 3번째 개뼈다귀를 던졌다. 신경 쓰지 말고 그냥 하던 일을 더욱 열심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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