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각예술가 후재 김법영 연작 中

*전각(篆刻)예술가인 후재(厚齋) 김법영 작가는 [귀남일기]를 통해 작품 속 주인공인 귀남이의 눈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 동네를 주름 잡는 고양이 한 마리가 있다. 눈에 흉터까지 있고 소문도 흉흉하다. 인왕산, 옥인동, 누상동, 누하동, 체부동 온 동네를 헤집고 다닌다. 몇 번 정면으로 마주쳤을 때 짖어보았는데 담부터 그러지 말아야겠다. 이 형아에게 덕배라는 이름을 지어줘야지.-귀남

[뉴스인] 김법영 작가 =

이 동네는 동물들이 참 많다.
집집에 강아지들도 많고 길고양이, 족제비,
좀 무섭지만 들개도 몰려다닌다.
이 덕배라는 아이는
사람이 지나가도 차가 다가와도 쉽게 비켜서질 않는다.
길 가운데 배를 붙이고 늘어져
옮겨 서는 수고로움을 마다한다.
세상물정 모르는 귀남이가
몇 번 달려들다 혼이 났다.
혹여 서촌을 산책하다 덕배를 만난다면
길을 비켜
그의 위엄을 지켜 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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