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AP/뉴시스】이재준 기자 = 이탈리아에서 최근 뜨거운 안락사 찬반 논쟁을 불어 일으켰던 38세 여성이 17년간 생명연장 장치에 의존해 목숨을 이어온 끝에 9일 사망했다.

교통사고로 인해 식물인간 상태에 있던 엘루아나 엔글라로는 이날 밤 우디네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가족 변호사 비토리오 안조리니가 밝혔다.

ANSA 통신에 따르면 엔글라로의 아버지 베피노 엔글라로는 "딸이 우리를 떠났다. 하지만 말하기 싫다. 혼자 있고 싶다"고 말했다.

엔글라로의 주치의들은 그의 상태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베피노 엔글라로는 딸의 생명을 유지시키는 음식공급 튜브를 제거하도록 청구한 소송에서 10년 만에 승소했다.

법원의 판결에 따라 병원 측은 지난 6일부터 엔글라로에 대한 음식과 물 공급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바티칸의 지원을 받는 중도우파 정부는 튜브로 음식과 물을 제공받으며 목숨을 이어가는 환자에 이의 공급을 중단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 제정을 서둘러 추진했다.

앞서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지난 1일 안락사에 대해 '그릇된 해결책'이라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교황은 "고통을 이겨내는데 사랑이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신의 선택 이전의 죽음으로 인한 눈물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생명의 신성이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비록 엔글라로의 생명을 구하기에는 늦었지만 관련 법안을 반드시 의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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