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교육가회가 바라본 아프리카

*아프리카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굶주림과 질병,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검은 대륙, 혹은 해외여행기를 담은 TV 프로그램 속 이국적 모습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교육개발협력사업을 수행해온 국경없는 교육가회(EWB, Educators Without Borders) 구성원들이 몸소 겪고 느낀 다채로운 아프리카 이야기를 뉴스인에서 연재합니다. EWB는 지난 2007년 개발도상국 교육권 확대를 위해 설립된 비정부단체입니다. -편집자주

칼디스 커피. 진한 커피에 우유 거품이 고소하다. (사진=김연지)

[뉴스인] 김연지 = 에티오피아에 가기 전 이것만은 꼭 사와야지 하는 것이 있었다. 바로 커피였다.

에티오피아 커피에는 여러 수식어가 붙는다. ‘커피의 고향’, ‘커피의 원산지’, ‘아프리카 최대의 커피 생산국’ 등이다. 예가체프, 시다모, 하라, 리무는 에티오피아 커피의 주요 생산지역으로, 커피에 얕은 지식을 가진 나도 이름을 들어봤을 정도로 에티오피아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맛과 품질 모두 뛰어나다.

스타벅스와 비슷한 칼디스 커피 로고.

◇ 칼디의 전설

에티오피아 수도인 아디스아바바 곳곳에서 ‘칼디스 커피(Kaldi’s Coffee)’라는 카페를 자주 볼 수 있다. 칼디스 커피가 에티오피아에서는 스타벅스 같은 곳이라는 에티오피아 친구의 말에 이곳이 에티오피아에서 얼마나 대중적인 카페인지 알 수 있었다.

실제로 칼디스 커피가 스타벅스의 시초라는 설도 있고, 반대로 칼디스 커피의 창립자가 미국 여행을 갔다가 스타벅스를 닮은 이 카페를 만들었다는 설도 있다. 무엇이 진실인지는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칼디스 커피의 로고는 스타벅스와 상당히 비슷하다.

칼디스 커피 매장 내부. (사진=김연지)

칼디스 커피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에티오피아 친구는 칼디(Kaldi)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우리가 즐겨 마시는 커피의 발견에 대한 이야기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칼디의 전설’이다. 구전되는 이야기가 그렇듯 칼디의 전설에도 시대나 배경 등이 조금씩 다르다.

칼디는 에티오피아 남서쪽 카파(Kaffa)지역에서 염소를 치는 목동소년이었다. 어느 날 그는 우리로 돌아온 염소들이 춤을 추듯 날뛰는 것을 보게 되었다. 염소들의 행동을 관찰한 그는 염소들이 어떤 나무의 빨간 열매를 먹은 후 그런 행동들을 보인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호기심에 직접 그 열매를 먹어본 그는 힘이 나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 그는 가까운 이슬람 사원의 수도승에게 열매를 가져갔다. 처음 수도승은 이 열매를 부정하게 여겨 불속에 던져버렸다. 하지만 곧 열매가 구워지며 퍼진 유혹적인 향기에 모두 매료되었다. 이후 수도승들은 이 열매가 잠을 쫓는데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초기엔 사원에서 수도승들이 잠을 깨기 위한 수단으로 마셨고, 이후 이 열매가 여러 나라로 퍼지게 되었다고 한다.

토모카 매장 내부. (사진=김연지)

◇ 카페 토모카, 에티오피아 역사의 흔적

칼디스 커피와 함께 카페 토모카(Caffe Tomoca)는 아디스아바바에서 가장 유명한 카페이다. 에티오피아 여행객이라면 꼭 이곳에 들러 원두를 구입해간다. 1953년에 문을 연 이곳은 에티오피아 역사와 관련 있는 곳이다.

다른 아프리카 국가와 달리 3000년의 긴 역사를 가진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국가 중 유일하게 식민 지배를 겪지 않은 나라다. 하지만 1936~1941년 이탈리아의 침략을 당했을 때 남은 흔적이 바로 이 토모카이다. 때문에 이곳은 이탈리아식 카페로 유명하다.

토모카에는 의자가 없어서 선 채로 커피를 마신다. (사진=김연지)

토모카에는 의자가 없다. 그래서 모두 서서 커피를 마시고 나간다. 에티오피아 사람 대부분이 진한 커피에 설탕을 가득 넣어 마셨다. 커피를 마시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원두를 구입해갔다.

토모카 커피. 에티오피아 사람 대부분이 설탕을 가득 넣어 마신다. (사진=김연지)

이때 구입했던 원두봉지를 아직까지 보관하고 있다.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빈 봉지이지만 봉지를 열면 에티오피아 커피의 향기가 쏟아져 나온다.

토모카에서 구입한 원두. (사진=김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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