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도 수족냉증이 심하다면 척추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뉴스인] 김다운 기자  = 사무직에 종사하는 김모(52) 씨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족냉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사무실 내에서 장시간 에어컨 바람을 쐰 탓이라 여기고 넘겼지만 계속 증상이 심해져 결국 병원을 찾았다. 검사결과, 김 씨는 '목디스크'라는 뜻밖의 진단을 받았다.

흔히들 손발이 시리고 저린 증상이 나타나면 원인을 혈액순환장애에서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목과 허리 통증이 동반된다면 척추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특히 김 씨처럼 단순 수족냉증으로 치부하고 방치할 경우 증상이 심화돼 마비까지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 손이 차갑고 저리다면…'경추부 질환' 의심

손이 차갑고 시린 것과 함께 어깨와 머리가 저리고 아픈 느낌이 든다면 목디스크를 의심할 수 있다. 특히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 쪽에 찌릿한 증상이 동반된다면 목디스크일 확률이 높다.

목디스크가 손이 시린 증상을 동반하는 이유는 신경압박과 관계가 있다. 목디스크는 경추 뼈와 뼈 사이의 추간판이 탈출하거나 이로 인해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경추 디스크 사이의 수핵이 경추에서 빠져나와 목에서 손으로 이어지는 말초신경을 압박하면 손이 시리고 저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말초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손과 팔이 갑자기 차가워지거나 뜨거워지는 등 감각에 이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만약 통증은 심하지 않은데 손이 저리거나 둔한 느낌이 든다면 경추척수증일 수도 있다. 

경추척수증은 경추 내 척수가 지나가는 통로가 노화 등으로 좁아져 척수를 압박해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말초신경이 눌리는 목디스크와 달리 경추척추증은 중추신경이 눌려 나타난다.

19일 동탄시티병원 신재홍 원장은 "경추척수증일 경우 젓가락질을 잘 못하거나 단추를 잠그기 힘들어 하는 등 부자연스런 손놀림으로 인해 미세한 작업이 어려워진다"며 "엄지와 검지손가락에 찌릿한 느낌이 드는 목디스크와 달리 경수척수증의 경우 넷째, 다섯째 손가락을 펴기 힘들고 주먹을 쥐었다 펴는 동작을 빨리 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목 디스크의 경우 앞서 말한 증상은 초기증상으로 이때 병원을 찾는다면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로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며 "하지만 경추척수증의 경우 중추신경과 연관된 문제여서 수술 이외 방법으로는 증상이 호전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 발이 시리고 저리다면…'척추관협착증'일 수도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노화로 인한 척추의 퇴행성 변화가 원인이다.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강 안의 뼈와 연골이 두꺼워지면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지게 되는데, 이때 척추신경이 눌려 통증과 함께 다리와 발이 시리고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보통 발목과 종아리, 무릎, 허벅지, 엉덩이 등 넓은 범위에서 감각장애와 근력 저하가 나타난다. 

이 외에도 간헐적 파행 증상이 나타나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간헐적 파행이란 가만히 앉아 쉴 때는 통증이 없다가 허리를 펴거나 걸을 때 다리와 엉덩이, 허리에 통증이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이는 허리를 펼 때 척추강이 좁아져 척추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신재홍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병의 진행이 빠르지 않기 때문에 마비증상 없이 통증만 있다면 수술을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며 "척추를 견인해 척추강을 넓히는 '견인치료'와 척추신경 가까이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하는 '경막 외 스테로이드 주입술' 등으로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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