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인] 김영일 기자 = “너 다 알아듣지? 다 알아들으면서 모른 척하는 거지? 그런 거지? 제발 그래라…제발 그래라…”
태어날 때부터 시청각 중복장애를 안고 살아온 예지는 단 한번도 무엇을 보거나 들은 적이 없다. 예지의 평생을 함께해 온 엄마지만 성질 부리며 머리를 박고, 때리고, 발 쾅쾅 구르는 예지의 행동들을 다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들리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보이지 않아도 서로가 통하는 빛나는 순간을 느낀다.

빛과 소리 없이도 가능했던 엄마와 딸의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사랑의 대화가 시작된다. '달팽이의 별'로 암스테르담 국제다큐영화제에서 아시아 최초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승준 감독의 신작인 '달에 부는 바람'이 메인포스터를 공개했다.
'달에 부는 바람' 역시 다큐멘터리의 칸 영화제라고 할 수 있는 암스테르담국제다큐영화제 경쟁부문 공식 초청에 이어 제11회 EBS국제다큐영화제 유니세프 특별상을 수상했다.
'달에 부는 바람'은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열아홉 예지와 엄마가 나누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사랑의 대화를 담은 영화다.
한강을 배경으로 어릴 적 예지와 엄마, 강바람을 온전히 받으며 예지를 안고 서 있는 그들의 표정을 통해 “사랑을 느낍니다” 카피가 포스터를 보는 이들의 가슴 속에 고스란히 전달된다.
대낮에도 반짝이는 별과 환상의 빛은 사랑을 느끼는 모녀의 순간을 아주 특별하게 만든다.

언어보다 더 소중할 지 모르는, 예지와 예지 가족들이 함께 나누는 마음을 관객들도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이승준 감독의 바람이 담긴 '달에 부는 바람'은 삶의 일상에서 느껴지는 담담한 감동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으로 오는 26일 개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