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길홍 주필/고려대 의과대학 교수

[뉴스인] 박길홍 주필 = 단지 수차례 햇볕에 태운 것만으로도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피부암 발생률이 증가한다. 따라서 수영장, 해변, 야외에서 태양의 해로운 자외선(Ultraviolet ray, UV ray)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

사람마다 햇볕에 잘 타는 정도가 다르다. 미국에서는 선탠(Suntan, 햇볕에 태우기) 및 화상(Sunburn) 이력 정도에 따라 피부유형을 I-VI까지 분류한다. 피부유형 I과 II가 피부암에 가장 취약하다. 하지만 다른 유형도 피부암에 안 걸리는 것은 아니다.

▲I: 햇볕 민감성 피부 - 절대 그을리지는 않고 항상 화상을 입는다. ▲II: 최소한 그을리고 쉽게 화상을 입는다. ▲III: 장시간 노출 후 옅은 갈색으로 그을리고 중등도의 화상을 입는다. ▲IV: 늘 쉽게 갈색으로 잘 그을리고 화상은 잘 입지 않는다. ▲V: 검게 그을리고 거의 화상을 입지 않는다. ▲VI: 햇볕 저항성 피부로 매우 검게 그을리고 절대 화상을 입지 않는다.

햇빛 중 자외선은 눈에 안 보이지만 피부세포에 침투하여 손상시킨다. UVA, UVB, UVC 3가지가 포함되어 있다. UVA는 지표면에 가장 많이 도달하는 자외선으로, 표피세포를 투과하여 상피조직(connective tissue)에 손상을 입히고 암을 유발한다.

UVB는 대부분이 오존층에 흡수되어 비교적 소량이 지표면에 도달한다. UVB는 피부 투과력도 UVA보다 약하지만 역시 피부를 손상시킨다. UVC는 피부에 가장 해로우나 성층권의 오존층에 완전히 흡수되어 지표면에 도달하지 못 한다.

과다하고 무분별한 자외선 노출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뭘까. 가장 치명적인 암인 흑색종(Melanoma) 등 피부암과 입술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면서 그 외에도 피부의 조기노화, 기미, 주근깨 등 피부손상과 백내장을 유발한다. 적절한 햇볕 노출은 비타민 D 합성 등 건강에 좋은 효과가 있다.

태양의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햇볕이 최고조로 가장 해로운 한낮 즉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사이에는 가능한 실내에 머물며 야외활동을 삼가야 한다. 이것이 어려우면 나무, 우산, 텐트 등 그늘에 머물러 화상을 방지한다. 

자외선은 물, 시멘트, 모래, 눈 등의 표면에서도 반사된다. 따라서 그늘에 있을 때도 피부 보호에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긴 소매 셔츠와 긴 바지, 긴 스커트를 입는다. 촘촘히 짠 섬유로 만든 헐렁한 옷이 가장 좋다.

짙은 색이 옅은 색보다 더 잘 보호한다. 국제표준으로 인증된 자외선 보호인자를 함유한 옷도 있다. 젖은 티셔츠는 마른 것보다 자외선 보호에 훨씬 덜 효과적이다.

모자를 쓴다. 얼굴, 머리, 귀, 목을 모두 가리는 챙이 넓은 것이 좋다. 캔버스 재질이 자외선을 가장 잘 차단하며 구멍이 많은 밀짚모자는 자외선이 많이 스며든다. 짙은 색 모자가 더 좋다. 야구모자가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으나 이것은 귀와 목을 보호하지 못한다. 이 경우 노출된 부위는 선스크린 크림을 발라야 한다.

선글라스를 써서 눈을 보호해야 한다. 아니면 백내장이 빨리 온다. UVA와 UVB 모두 가능한 100% 차단하는 것을 사용해야 한다. 랩어라운드 선글래스(Wrap-around sunglass)가 눈을 가장 완벽하게 보호한다.

외출 시 선스크린 크림을 반드시 발라야 한다. 적어도 SPF(Sun Protection Factor) 15 이상으로 UVA와 UVB를 모두 차단해야 한다. 숫자가 클 수록 더 많이 차단한다. 외출 30분 전에 바르는 것이 가장 좋다. 코, 입술, 귀, 발가락에도 발라야 한다. 가지고 다니며 낮에는 수영이나 땀을 흘린 후를 비롯하여 수시로 발라야 한다. 적어도 2시간마다 다시 발라야 한다. 방수(Waterproof, Water-resistant) 제품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선크림은 햇빛을 흡수하고, 반사하고 분산시키는 기능을 한다. 이 화학물질은 피부와 반응하여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한다. 따라서 선크림의 유효기간을 꼭 확인해야 한다. 고온에서는 쉽게 상한다. 일부 화장품이나 립밤도 같은 성분의 자외선 차단제를 함유하고 있는데 SPF 15 이하라면 추가적으로 바르는 것이 좋다.

6개월 이전의 아기에게는 제품에 적시된 주의사항을 잘 준수해서 발라야 한다. 모든 제품의 성분이 같은 것은 아니므로 한 제품에 부작용이 있으면 다른 제품을 사용하거나 의사를 찾아야 한다. 아기에게 가장 좋은 화상방지법은 태양을 피하고 그늘에 머무는 것이다.

명심해야 할 것은 선크림을 발랐다고 오래 태양 아래에서 즐겨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햇볕에 너무 많이 태우는 것은 해롭다. 선크림과 함께 가능한 모든 다른 방법들도 동원해서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 보호되지 않은 피부는 불과 15분이면 태양의 자외선에 손상되어 붉어진다. 하지만 완전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12시간 후이다. 따라서 아이 피부가 오늘은 약간 붉을 지라도 내일 아침이면 많이 쓰라릴 수 있다. 따라서 즉시 햇볕에서 나와야 한다.

계절과 상관없이 연중 내내 선크림을 항상 바르고 휴대해야 한다. 날씨가 춥고 흐려도 역시 자외선 보호가 필요하다. 온도가 아니라 자외선이 피부에 손상을 입히기 때문이다. 구름은 자외선을 막지 못한다. 약간 감소시킬 뿐이다. 학교에서는 운동장에 나무 그늘 등 적절한 안전 설비를 구축하여 태양으로부터 아이들의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

선탠을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 태운 피부는 자외선에 손상된 피부이다. 선탠 후 피부가 검게 그을리는 기전은 자외선이 상피조직 깊숙이 침투하여 멜라닌(Melanin) 생산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게 그을린 피부는 건강해 보이기만 할 뿐 건강한 피부가 아니라 손상된 피부이다. 즉 자외선이 일부 세포들을 죽이거나 손상을 입혀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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