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길홍 뉴스인 주필

[뉴스인] 박길홍 주필 = 뉴스토마토의 “도정일 교수 석박사 학위 ‘없음’ 판명…학력위조 파문 일 듯” 기사에 따르면 하와이대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도정일 경희대학교 명예교수가 실제로는 이 대학에서 석사나 박사학위를 받은 사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학위확인기관인 ‘NSC(National Student Clearinghouse)’에 의뢰한 결과 "No Degree(학위 없음)" 확인을 받았다. NSC에 따르면 도 교수는 1975년 9월부터 1985년 12월까지 하와이대에 적을 두기는 했지만 석사와 박사 중 아무 학위도 받지 못했다. 경희대에 임용된 1983년 3월 이후 2년9개월 간, 박사논문을 쓰기 시작한 1981년 이후 4년 이상 기간 동안 학위를 취득하지 못한 채 졸업연한을 채운 것이다.

이에 대해 도 교수는 “석박사 통합과정을 들었고 논문을 써 1984년 여름방학 때 논문이 최종 통과되긴 했지만 졸업신청을 못한 것”이라면서 “박사학위 과정을 수료하고 학위논문을 제출하자면 1)석박사 과목이수 완료 및 소정 학점 취득, 2)박사종합시험 통과 단계를 거쳐야 하고, 이 두 단계를 거치면 ‘학위논문 제외 전 과정 수료’를 뜻하는 ‘ABD’(All But Dissertation) 증서가 나오는데, 나는 이를 넘어 최종 단계까지 이수한 경우”라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도 교수의 학위에 대한 국내 정보가 계속 수정되고 있다. 도 교수가 건강상의 문제로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대학장직을 그만둔 직후인 지난해 6월29일과 7월2일 다음, 네이버, 위키백과에서 도 교수의 학력이 하와이대학 영문학 석사 및 박사에서 하와이대학 미국학 박사과정 수료로 고쳐졌다.

한편 도 교수 학위 논란과 관련해 경희대 측은 “1983년 당시에는 석박사 학위가 없어도 교수 채용이 가능했다”고 답했다. 아울러 그동안 도정일 교수가 영문학 박사로 소개된 과정에 대해서는 “너무 오래된 일이라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뉴스토마토, 2015-12-28, 김나볏·최병호 기자)

이러한 뉴스토마토의 보도 이후에도 도정일 교수의 학위위조에 관한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경희대 영문과 한학성 교수가 자신의 다음 블로그에 지난 22일 올린 글 “도정일 선생님, 선생님 학위 논란과 관련해 질문 있습니다”에 따르면, 뉴스토마토에 기사가 나간 후 학교 측에서 도정일 교수의 학위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고 도 교수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금년 1월에 발급받았다는 하와이대 성적증명서와 1984년에 발급받았다는 논문통과증명서 등을 제출하였다.

그리고 2월 초에 조사결과서가 나왔는데, 학교 측 조사결과서에는 “도 교수 제출 서류는 진위 여부 확인이 어려우나 진본이라는 가정 하에 결론 도출”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에 한학성 교수는 이 조사결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인 ‘도정일 교수 학력 위조와 한국 사회의 거짓들'(http://blog.daum.net/lonestar71/8377839)을 지난 16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서 도 교수가 제출한 성적증명서의 신뢰성 문제 등을 제기하였다.

하지만 도 교수는 2월 19일 이 글이 명예훼손이라며 다음 측에 삭제를 요청하였고 다음은 이 요청에 따라 현재 이 글을 임시접근금지 상태 하에 두고 있다. 그리고 도 교수는 그 전에 한학성 교수가 올린 다른 글들까지 명예훼손을 이유로 삭제를 요청하였다. 이후 다음은 한학성 교수에게 이 조치가 해당 글이 타인의 권리를 명백히 침해했다는 뜻은 아니며 “게시물 복원 신청”을 할 수 있음을 알려 왔다.

이와 별도로 지난 18일 경희대는 도 교수가 제출한 성적증명서의 진위 확인을 위해 하와이대 측에 자료를 요청했으며 확인까지 2주 정도 소요된다.

이에 한 교수는 지난 번 조사 때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결론을 내린 점이 아쉽고 또 이해하기 어렵지만, 도 교수가 1월에 제출한 성적증명서의 진위에 대한 논의는 일단 미루고 2주 후 성적증명서의 진위 여부에 대한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를 반영한 글을 올릴 예정이다.

아울러 한 교수는 도 교수가 이번에 학교에 제출한 성적증명서를 어떤 형식으로든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http://blog.daum.net/lonestar71/8377840)

그리고 지난 22일 한학성 교수는 도 교수에게 블로그를 통해 몇 가지 질문을 하였다.

첫째, 지난 30여년 간 선생님께서는 선생님의 학력이 하와이대 석박사로 소개되어 있는 책자나 글 또는 선생님 본인의 인터뷰 기사를 본 적이 없으신지요? 선생님께서는 그런 출판사나 언론사 측에 잘못된 학력 사항을 바로잡아 달라는 요청을 하신 적이 있으신지요? 혹시 선생님께서 보관하고 계시는 책자나 자료에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은 없는지요? 선생님의 학력이 하와이대 석박사로 소개되어 있는 책자의 사진이나 인터뷰 기사 등을 올리면 명예훼손이 되는지요? 선생님의 학력이 정확하게 기재된 (다시 말해 선생님께서 박사학위는 물론 석사학위도 없다는 사실이 명시적으로 기록된) 출판물을 하나라도 제시하실 수 있으신지요?

둘째, 선생님께서는 의도적으로 학력을 부풀린 적이 없다고 하셨는데, 선생님께서 경희대에 임용되실 때 학교에 제출하신 이력서에 학력을 어떻게 기재하셨는지요? 부교수 등으로 승진하실 때, 연구비를 신청하실 때, 그리고 외부에 이력서를 제출하실 때 학력을 어떻게 기재하셨는지요? 하와이대 석박사 학위를 적지 않으셨음을 입증하실 수 있으신지요? 선생님께서 서류에 하와이대 석사 및 박사로 적은 것을 보았을 경우, 그 사실을 밝히는 것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요? 선생님께서는 1984년 이후에 언론사 인물 자료에 박사라고 쓴 적이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이것도 잘못이기는 하지만), 1984년 이전에 선생님께서 하와이대 석사 및 박사라고 쓰신 서류를 보거나 가지고 있는 경우, 그 사실을 밝히는 것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요? 현재 경희대 공식 영문 홈페이지에 선생님께서 1981년도에 하와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되어 있는 것은 어찌 된 연유인지요? 그것이 함의하는 바를 지적하면 명예훼손이 되는지요?

셋째, 선생님께서는 1984년에 박사논문이 통과되었다면서, 그 증거로 심사위원 5인 중 3인의 서명만 있는 서류를 언론사 기자들에게 배포하신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심사위원 5인 전원의 서명이 있는 서류를 제출하신 것으로 학교 측 조사결과서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심사위원 5인의 서명이 들어 있는 서류를 공개하실 수 있으신지요? 심사위원 3인 혹은 5인이 서명한 서류를 공개하거나 그 서류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지요?

넷째, 선생님의 주장, 즉 스스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고 한 적이 없다는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거나 이번에 선생님께서 학교 측에 제출하신 성적증명서 등이 진본이 아닌 것으로 판명될 경우, 선생님께서는 어떤 책임을 지실 것인지요? 현재 선생님께서 맡고 계신 모든 직책, 최소한 경희대 명예교수 직에서 물러나실 의향은 있으신지요?

도정일 교수가 이런 논란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잘못된 부분이나 오해가 있다면 하나씩 풀어나가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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