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 운전기사 아닌 사무실 직원들까지 운전대 잡아

[뉴스인] 길나영 기자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거주하는 A씨는 원당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출근한다. 집에서는 마을버스를 타고 지하철역까지 가야 한다.
4일 평소처럼 출근하던 A씨는 오전 7시쯤 버스 정류장 앞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신호에 걸려 있는 버스를 타기 위해 보행자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마을버스는 직진 신호가 아닌 빨간불인데도 신호를 어기고 직진을 해버렸다. 마을버스가 신호를 지켰다면 A씨는 그 마을버스를 탈 수 있었다.
바쁜 출근길 이처럼 버스를 놓친 A씨는 20분이 지나도 다음 버스가 오지 않아 택시를 이용해 전철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A씨는 이 같은 일이 한두차례가 아니라며 "당시 교차로에 신호등을 보고 직진으로 진입하는 상대편 차량이 있었다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며 "많은 승객을 태운 버스 기사들은 안전문제에 대해 더 철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출근길 반복되는 불편함을 신고하려던 A씨는 고양시 버스노선안내 홈페이지에 명시돼 있는 민원센터에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은 민원센터 관계자는 "버스마다 운송업체가 달라서 마을버스 번호를 통해, 해당 시간대에 운행을 한 '금명교통' 업체 전화번호를 안내해 주겠다"는 답변만 받았다.
A씨는 안내받은 번호로 전화연결을 시도했지만 30번이 넘도록 아무도 받지 않았다. 2시간이 지난 오전 10시경 마을버스 고양지부를 거쳐 '금명교통' 운송업체 담당자와 연결할 수 있었다.
금명교통 버스 운송업체 총괄 관계자는 "운전기사 수가 부족해서 출근 시간대에는 승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무실 직원들까지 운전에 나서느라 전화를 못 받았다"며 "다음 정류장에 늦게 도착하면 승객들의 민원이 많이 들어와 배차 간격을 맞추기 위해 신호위반을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는 신호위반을 하는 일이 없도록 마을버스 기사들에게 안전교육을 따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운전기사가 아닌 운송업체 사무실 직원들이 버스 운전에 나섰다는 사실에 대해 마을버스 고양지부 관계자는 "버스 운송업체 사무실 직원들은 1종 운전면허증을 취득하고 버스기사 연수를 받은 뒤에 운행에 투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