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송아 2016년 作 '낙타의 그림자', Oil on canvas, 60F

[뉴스인] 헬레나 유 = 미래에는 ‘장르’라는 말이 없어진다고 한다. 예술의 영역 혹은 특정 영역을 구분하는 단어인 ‘장르’뿐 아니라, 문화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직업 역시 그 확실한 경계가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호림아트센터에서 네스프레소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배우 하정우가 그러한 추세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는데, 2005년부터 배우로 활동해 온 민송아 역시 예술인으로서 직업적인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다.

노희경 작가의 SBS 미니시리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의 중요한 소재로 등장해 보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그녀의 작품에는, 작가로서의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낙타’가 등장한다.

청담동에 위치한 갤러리 레스토랑 '오늘'에서 선보인 2016년 첫 개인전을 통해, 민송아는 '낙타의 그림자'라는 작품을 비롯하여 다수의 개인 소장 작품을 선보였다.

그 중 '낙타의 그림자'라는 작품은, 햇빛이 비치는 방향을 따라 생긴 그림자가 아닌 작품에 등장하는 낙타만이 가지고 있는 그림자를 그린 것이다.

이에 대해 작가는 “작품 속의 낙타는 본인이 가고자 하는 곳을 향해 끊임없이 걷고 있고, 그 과정에서 잠시 나무 아래에서 쉬고 있는 것이다. 비록 지금은 정처 없이 사막을 걷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할지라도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곳, 궁극적인 지향점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가고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고 또 때로는 엉뚱한 곳으로 가 다시 올바른 길을 찾아야 할 때도 있겠지만, 결국은 자신이 본래 가고자 했던 곳에 도착할 것임을 보여준다”라고 말한다.

이어 “이 그림 속의 낙타처럼 우리 모두도 인생을 살아가며 때로는 길을 잃어 버리기도 하고 때로는 좌절할 수도 있겠지만, 본인이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를 잃지 않으면, 그 곳으로 스스로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민송아 2015년 作 '두 발로 선 낙타', Oil on canvas, 10F

'낙타의 그림자'와 함께 필자의 눈길을 끈 작품 중 하나는 '두 발로 선 낙타'였는데, 이 작품은 어린 시절 해외 여러 나라들에 거주하며 스스로의 불완전함을 많이 느꼈던 작가 자신을 치유하기 위해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하고, 그 불완전한 개개인들이 모인 사회 속에서 서로의 불완전함을 덮어주며 상호작용하는 것이, 결국은 우리 모두가 갖는 관계라는 생각이 든다”라는 민송아 작가는 본인의 작품 활동을 지속함과 동시에 미술 치료사로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 주는 존재가 되고 싶다고 한다.

작가, 그리고 배우로서 스스로의 커리어를 다져가며 미술이라는 것을 매개로 사람들에게 치유를 선사하고 싶다는 민송아. 그녀가 낙타를 그리며 스스로 치유 받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작가로 오래도록 활동하며, 또 도약하길 축복한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