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길홍 주필

[뉴스인] 박길홍 주필 = 대한민국의 대북 핵억지력이 ‘앞으로 다시는 수소폭탄 쏘지 말라!’는 대북방송? 그래도 너무 두려워하지는 말자.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가 쳐 올라가지만 않으면 안 쏜다고 했다.

북한이 수소폭탄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기지의 사실이었다. 앞으로 더욱 고도화할 것이라는 것도 기지의 사실이었다. 2015년에 김정은 위원장이 언론에서 그랬다. 그런데 수소폭탄 핵실험을 했다고 왜들 난리인가. 미리 철저히 대비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8월 25일 남북합의문서 작성 시 우리의 원칙적 대응에 북한이 굴복했기 때문에 감히 더 이상 핵 야욕을 추진하지 못 할 것으로 예단했는데 이상하게도 추진했기 때문인가.

북한은 지난 6일 수소폭탄 4차 핵실험에 대성공하여 소형화된 수소탄을 보유하게 되었다고 발표하며 전 국민이 기쁨의 도가니에 빠져있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단호한 표정으로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력으로 안보리 추가제재 등 모든 조치 강구, 北 분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공포탄으로 맹공격하였다.

당분간 남북대화도 물론 불가능할 전망이다. 김무성 여당 대표까지 국회에서 ‘핵실험 규탄 대북결의안’을 채택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북한은 별 관심이 없는지 아무런 대꾸를 안 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NSC(국가안전보장회의)를 긴급 주재하며 대응방안을 숙고했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성적을 종합 분석하면 긴밀한 대응이나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대북방송 재개? 그러면 북한이 잘못을 반성한다는 말인가. 군사적 긴장 고조와 맹포격 도발만 우려된다. 경제 제재? 우리나라의 전체 국가자산 즉 국부가 약 9000조 원인 반면 북한은 지하자원의 잠정추계만 1경 원을 호가하는 상황에서 뭘 어떻게 제재한다는 말인가.

그리고 UN이나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도 김정은의 주민생활 향상 의지를 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가진 돈을 풀기만 하면 된다. 그 동안은 가진 돈을 국방에만 풀고 경제에는 안 풀었는데 앞으로는 그냥 풀면 된다는 이야기이다.

박 대통령은 “국제사회, 단호한 대응 즉각 이뤄져야”라고 애원하였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다른 나라 일에 지대한 관심과 열정을 기울이며 뭔가 액션을 취할 만큼은 아니다. 국제사회는 대한민국 청와대나 정부·여당이 아니다.

유엔 제재? 실효성이 별로다. 북한은 면역력이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사실 전 세계에서 미국과 UN의 말을 잘 듣는 나라는 우리나라 외에는 별로 없는 것이 슬프지만 현실이다. 무엇보다 우리의 안보가 위태로우면 왜 우리가 스스로 해결하지 못 하고 만날 국제사회에 애걸해야 하는가.

정부는 김정은이 권좌에 오른 후 외국 정상과 단 한 번도 정상회담을 못했는데 앞으로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외국 정상과 회담해 봐야 덕담 외에는 별로 생길 것이 없다고 느껴 정상회담을 특별히 원하지 않는다. 외교는 힘의 논리이므로 군사력이든 경제력이든 국력을 키우는 것이 외교적 힘을 증강시키는 길이다. 힘없는 정상회담은 돈 낭비이다.

소위 전문가 언론 패널들은 제철 만난 개구리처럼 별소리를 다 한다. 중국에 버림 받으면 죽는다는 것을 북한 당국자들이 너무나 잘 인지하고 있으므로 중국에 압력을 넣어야 한다? 북한이 중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은 대한민국 고유의 사대주의적 해석이다.

북한은 현재 자주적으로 세계를 상대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시진핑은 왜 김정은을 죽이려는가?’라는 일본 언론인 곤도 다이스케(近藤大介)가 쓴 책을 발간하여 국내에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에 공감이 안 간다. 먼저 ‘시진핑이 그렇게 한가한가’라는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중국은 거인(巨人)으로서 대도(大道)를 가기에 바빠서 ‘김정은 죽이기’ 시간은 없어 보인다. 더욱이 요즘에는 말기 비만이 악화되어 건강 회복에 최소 2~3년은 걸릴 것 같다. 그때까지는 쓸데없는 일에 낭비할 돈과 시간이 없을 것이다.

한편, 김정은도 시진핑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인다. 김 씨는 수소폭탄도 쏜 김에 진정한 속내를 털어 놓았다. “온 세계가 핵강국을 우러러보게 하라!” 이런 상황에서 굳이 이 책을 쓸 필요가 있었을까.

박 대통령은 이번 김정은의 퍼포먼스를 “세계평화에 도전”으로 정의하였다. 하지만 이는 비약이고 팩트는 대한민국 안보 위협이다. 현실적인 확실한 대응책은 자주적인 장기적 대북 핵억지력 확보와 자주국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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