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 새로운 해를 맞은 당신의 꿈은 아직 살아 있는가?

손민광 2014년 作 '좋은 날'. 캔버스에 아크릴 채색

[뉴스인] 헬레나 유 = “장래희망이 무엇인가요?” 혹은 “꿈이 무엇입니까?”와 같은 질문은 언제부터인가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10대 청소년들 혹은 어린이들에게만 하게 되는 질문과도 같이 느껴진다.

‘성인’ 혹은 ‘어른’이라는 범주에 갇혀 사는 사람들이 스스로 그렇게 만든 것인지, 아니면 어느새 사회인이 되고 난 후부터는 타의에 의해 주어진 현실에 순응하며 하루하루 살아가기에도 벅차 꿈을 잃고 살게 되는 것인지 모르지만, ‘장래희망’ 혹은 ‘꿈’과 같은 소망은 어른들에게는 요원한 단어인 것만 같다.

새해가 되면 각자 새해의 목표를 설정하고, 올 한 해 동안 만은 꼭 연초에 ‘작심’한 내용을 실천해 나가리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 수 많은 사람들의 새해 목표 혹은 계획 중에서 본인의 ‘꿈’과 관련된 것들은 과연 몇 가지나 있을까?

최근 ‘좋은 날’ 연작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손민광 작가의 작품에서는 어른이지만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어린 아이의 모습을 순수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그의 작품에는 많은 사람들이 잊고 살아가는 ‘꿈’이 있다.

“내 작업은 어렸을 적 만화영화에 심취해 즐거웠던 기억을 차용해 표현하는 것이다. 아직도 내가 만화 속의 주인공 혹은 등장인물이 되면 힘들거나 아픈 일들 없이 마냥 즐겁고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라는 손민광 작가는, 어른들이 꿈꾸는 이상적 영역이라 할 수 있는 만화영화와 같은 그림을 그리고자 한다.

그는 본인을 투영한 분신인 ‘생쥐’를 통해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가기도 하고, 자연과 조우하며 치유를 얻는다.

“나는 나의 분신인 생쥐를 통해 행복하고 즐거운 판타지의 세계를 누비는 내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생쥐는 작고 나약한 존재로 현실에 지쳐 있거나, 마음의 상처가 많은 나약한 현대인을 나타내는 존재이기도 하다.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꿈과 희망, 놀이의 추억, 그리고 원초적 심미성을 많은 생쥐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모습을 작품을 통해 나타내고 있다. 삶에 지쳐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하는 현대인들에게, 잠시라도 쉴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 곳에 바로 생쥐 친구들이 살고 있는 판타지적인 세상이기를 바란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모두 작고 나약한 존재이고, 현실에 지쳐 있으며, 마음에 상처가 많은 사람들일 수 있다. 그리고 그렇기에 지금과는 다른 삶을 꿈 꿀 수도 있는 존재들이다.

손민광 작가가 말했듯, 현대인들은 삶에 지쳐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한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이라도 우리 삶을 통해 작은 ‘소망’ 혹은 ‘꿈’을 키워 나간다면, 우리는 굳이 어디론가 떠나지 않아도 우리 삶 속에서 다시 행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손민광 작가의 작품이, 당신의 잃어버린 꿈을 찾을 수 있는 하나의 가교가 되었으면 한다. 그의 작품속에서 그는 여전히 꿈을 꾸고 있으니 말이다.

손민광 2012년 作 '꿈트리와 함께하는 여행', 캔버스에 아크릴 채색

다음은 손민광 작가와의 일문 일답.

-해당 분야(페인팅, 설치 등)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평면회화의 페인팅 작업이 체질적으로도 맞는 것 같다는 판단에서 주로 진행해 나가고 있다.
전시를 기획, 관람 하면서 평면작업의 한계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포착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현재 작가들에게 있어서 평면에 국한해서는 작업을 길게 진행하는데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쉽고, 이에 전방위적으로 작업을 진행해야 그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작가가 되고 싶었는가?

"어릴적부터 만화를 보고 그리며 자라왔다. 작가가 되야겠다고 생각을 가지기보단 자연스럽게 끊이지 않게 그리다보니 전시들을 하게 되고 언젠가부터 주변에서 작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 하지만 그냥 즐겨 그리고 만드는 사람일 뿐이다. 언젠가 프로패셔널해진다면 작가라고 불려도 괜찮겠지만."

-작품에서 주로 표현하고자 하는 테마가 있다면?

"핵심 주제는 ‘치유’이다. 불안한 상태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상태가 호전되는 과정들이 작업의 중요 소스가 되었다. <치유의 나무 그리기 시리즈> 연작을 시작해서 지금의 <새앙쥐 스토리> 연작으로 유년시절의 회귀, 여행을 통한 치유를 만화적 표현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현대미술가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 뒷받침 돼야 할 부분은?

"몇몇 좋은 성과를 거두는 소수의 젊은 작가들을 보고 너도나도 그들의 행적을 따라 실행하면서 조금이나마 콩고물이라도 떨어져 나름의 성과를 얻게 되니 그것이 마치 해외에서 인정 받은것처럼 착각하면 안된다. 독창성, 창의성, 심화화, 시의성, 지속성, 국제성 등을 갖췄는지 살펴야 한다. 나 또한 많은 결핍이 있다는 것을 반성하며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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