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란 산부인과 김덕례 원장

경기 남양주시 김란 산부인과 김덕례 원장. 사진=민경찬 기자

전문의약품인 사후피임약(응급피임약)에 대한 의약품 재분류 여부가 내년 최종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사후피임약의 일반약 전환 시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투약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경기 남양주에서 16년째 병원을 운영 중인 김란 산부인과 김덕례 원장은 "첫 성경험을 시작하는 나이가 낮아지는 추세"라며 "청소년들 다수가 잘못된 성 정보를 갖고 성경험을 시작하며 사후피임약에 대한 정보 또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17일 밝혔다.

이어 "실제 사후피임약 처방 건수 중 10대 청소년의 처방 건수가 전체의 1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며 "사후피임약은 고농도의 호르몬을 한 번에 섭취하는 것이기 때문의 의사의 처방이 필수"라고 말했다.

지난 9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 의원이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사후피임약 처방건수는 지난 2011년 3만7537건에서 지난해 16만9777건으로 4년간 4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사후피임약 처방건수 중 1만5738건은 10대가 처방 받았다. 

김 원장은 "초등학생이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성경험을 시작하는 나이가 어려지고 있음에도 교육기관의 성교육은 이 추세를 따라가지 못한다"며 "피임 방법도 제대로 모르는 청소년들이 사후피임약에 대해서는 잘 알겠냐"고 밝혔다.

김 원장에 따르면 성관계 후 72시간 이내에 복용해야 하는 사후피임약은 복용만 하면 100% 피임 효과가 있는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복용 시기가 늦어지면 피임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복용 후 2-3주가 지나도 생리를 시작하지 않는다면 임신테스트를 해봐야 한다.

또한 일반 경구피임약에 10배에 달하는 고용량 호르몬제이기 때문에 구토, 두통, 자궁출혈 등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김 원장은 "병원에서 배란상태 여부를 확인하면 굳이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다"며 "사후피임약의 오남용은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의사의 상담이 필수적이며 되도록이면 콘돔 등 피임기구를 통해 응급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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