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ㆍ유타대학교 보건대학원 공동 심포지엄
메르스(MERS)와 에볼라(EBOLA) 사태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대응 방식을 비교, 공유하고 감염병에 대한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하는 심포지엄이 열렸다.
한양대학교 보건대학원과 미국 유타대학교 보건대학원은 16일 오후 2시30분부터 '메르스와 에볼라의 경험을 통한 교훈으로 세계화 시대 감염병 유행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를 주제로 공동 심포지엄을 한양대학교 박물관에서 개최했다.
한양대학교 노영석 보건대학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난 메르스 사태가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한 파악이 필요하다"며 "이번 심포지엄이 신종 감염병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고 함께 미래를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한양대학교 김경헌 의무부총장은 "지난 5월 시작된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감염병의 유행이 일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보건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라는 인식을 가지게 됐다"며 "이제는 그간 나타난 문제점을 되돌아보고 장기적 전망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에서 미국 유타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들은 미국의 에볼라 대응 경험에 대해 설명하고 한국의 메르스 사태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유타대학교 스티븐 앨더(Stephen C. Alder) 공중보건대학장은 "에볼라는 1명의 감염자가 1명에서 4명까지 전파하는 바이러스로 12명에서 17명까지 전파하는 백일해 등과 비교했을 때 전염성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대규모 에볼라 감염이 발생했던 것은 지역사회의 협조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앨더 학장에 따르면 서아프리카의 급속한 에볼라 전파는 공중보건 인프라의 부족과 지역별 이동이 용이함 등이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서아프리카 지역 사회의 '경계심'으로 나타났다.
에볼라 발생 초기에 서아프리카 주민들은 외국 의료진들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었고, 에볼라 환자가 발생해도 이를 숨기거나 민간요법으로 치료하려 했다.
이에 대해 앨더 학장은 "위기 상황이 아니더라도 보건의료 소외 지역과 협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역 주민의 의견을 먼저 듣고 지역사회에 참여해 민간차원에서 보건위생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발표에서 유타대학교 카렌 쉴리엡(Karen C. Schliep) 교수는 감염병과 관련한 위험소통(risk communication)의 중요성과 전략을 설명했다.
카렌 교수는 "미국의 에볼라 사태와 한국의 메르스 사태를 되돌아보며 우리가 과연 적절한 대응을 했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에볼라 사태에서 미국 정부는 정보 공개에 빠른 모습을 보였지만, 자극적인 보도를 하는 언론과 정치인들로 문제를 더 크게 확대시킨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 메르스 사태에 대한 초기 대응이 위태로웠다"며 "감염이 발생한 병원 파악이 늦어지고, 수천개 학교들이 불필요하게 휴교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규제 당국을 신뢰하지 않는 것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커졌다는 것이다.
카렌 교수는 "메르스 사태는 빠르게 마무리됐으나 경제적 타격이 컸다. 초기 대응이 빨랐더라면 이정도까지 피해가 크진 않았을 것"이라며 "감염병 발생 시 소통의 투명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