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AP/뉴시스】정진하 기자 = 남성의 약지 길이가 소위 '단타'라고 불리는 단기 주식투자의 수익률과 직결된다는 연구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기존의 연구에 따르면 약지와 검지의 길이차를 기준으로 측정되는 약지의 길이는 태중에서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에 대한 노출치를 반영한다. 안드로겐에 대한 노출치가 높을수록 약지의 길이도 길다는 것이다. 약지의 길이는 또 자신감과 위험감수, 탐색 의지, 경계, 반응 시간의 단축 등에도 연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 존 M 코츠 박사 연구팀은 최근 런던 주식거래소의 중개인 44명을 대상으로 오른손의 검지와 약지의 길이 차를 측정한 뒤 20개월에 걸쳐 이들의 투자 수익률을 추적했다. 그 결과 약지의 길이가 검지에 비해 긴 남성일수록 투자 수익률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약지와 검지의 길이 차가 가장 큰 남성의 수익률은 가장 짧은 남성에 비해 11배 높았다. 한편, 투자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인 '연륜'을 바탕으로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연륜이 가장 많은 남성이 가장 짧은 남성에 비해 5배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다. 실험의 대상이 된 투자의 형태는 재빠른 판단과 빠른 신체적 반응을 필요로 하는 단기 트레이딩이었다.

한편 코츠 박사 연구팀은 지난해 발표한 별개의 연구를 통해 남성의 공격성과 성적 욕망을 유발하는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단기적 투자 수익률을 높인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역시 런던의 주식중개인들을 대상으로 아침과 저녁 침을 채취해 침 속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아침에 채취한 침 속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을수록 그날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경향을 보였다. 대표적인 남성 성 호르몬 중 하나인 테스토스테론은 공격성과 자신감, 위험감수 경향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번 실험 결과가 단기적 주식 투자와 같은 빠른 판단과 순발력을 요구하는 투자를 위주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주지시키며 약지의 길이가 신중한 판단과 장기적 숙고를 요하는 다른 형태의 투자에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개인의 성공 여부는 고객을 대하는 기술과 영업 태도로도 크게 좌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수학, 과학, 공학 등 이과 전공 남성일수록 약지의 길이가 짧을 경향을 나타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12일자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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