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거운 재활승마
수요일 아침, 전화가 왔다.

“아휴, 이걸 그동안 어떻게 해 오셨어요?”
“8년간 재활승마를 해 왔지요.”

“어제 화요일 첫 수업을 했는데, 우리 직원들과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장애인들 1/3 정도는 과잉행동으로 아예 말에 태우는 것부터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사전에 참여나 교육을 해드리려고 했던 겁니다. 교관들에게 침을 뱉거나, 말을 할퀴고, 꼬집고, 말에서 뛰어내리고, 발작하고, 자해하고, 모자나 안경을 잡아당기고, 그런데 그런 장애 아이들이 한두 달 후에 행동의 변화를 보이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그게 재활승마지요.”

“그런데 첫 수업을 보고 난 뒤에, 장애아동 학부모님들이 너무 걱정을 많이 하시고, 관리자 분도 중간에서 너무 힘들다고 하셔서 수업을 중지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장애인 수업 경험을 통해 대장님이 그동안 어떤 일을 해 오셨는지 잘 알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실행하고 제대로 만드시고, 정말 이것만으로도 평생 쌓을 공덕을 다 쌓으신 것 같습니다.”

그간 내가 진행해 오던 장애인 수업을 대신하도록 소개해 드렸던, 모 승마업체 대표님의 전화 내용이다. 나는 마지막에 이렇게 덧붙여 말씀 드렸다.

“그런데 왜 다들, 새로운 승마 관련 일과 사업을 만들고 특허를 내고 실행하는데, 그동안 나를 그리 욕하고 음해하고 그러죠? 가만히만 두면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승마관련 사업을 만들어 낼 텐데, 만들어 놓으면 그대로 베끼면서 왜 오리지널을 죽이려고 하는지 알 수 없어요. 자신들에게 새로운 업무와 이익을 주는데도 나를 죽여야만 되나 봐요.”

▲ 한 손이 불편한 어린이가 장애물 점프를 연습하고 있다.
몇 해 전 새로운 승마수업을 위해 학교에서 설명회를 했다. 내가 일일이 학교를 찾아가 승마교육에 대해 설명하고, 몇 번 무료로 시범 수업을 해 주었지만, 공정한 계약을 위해 교육청 게시판에 공고하고 설명회를 가진 뒤, 학부모님과 선생님들이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선정결과 발표가 없었다. 설명회 며칠 뒤 교장실로 불려갔다.

“김 대장님, 우리 학교는 승마교실 안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 깜짝 놀랐어요. 학교에 들어오는 어떤 방과 후 과목도 서로 비방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런 점이 장점이고 아이들의 교육을 효과적으로 수행한다는 설명회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대장님 회사를 비방하더군요. 만약 대장님 업체를 선정한다면 그 사람들이 가만히 있을까요? 그렇다고 그런 업체를 선정할 수도 없고, 그래서 아예 승마를 안 하기로 했어요. 승마는 아직 학교에 들어 올 준비가 안 된 것 같습니다.”

나는 아무 말씀도 드릴 수가 없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할 것인가? 서로 비방하는 단체가 어떻게 순수한 아이들의 교육을 맡고 아이들의 미래를 열어 줄 것인가? 교육을 경쟁으로, 교육사업을 돈으로 보는 사람들이 어떻게 제대로 된 수업을 할 것인가. 내가 한 짓이 아니지만, 내 분야에서 유독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 때문에 나는 얼굴을 들 수 없었다. 

지난 14년간 나는 학생들과 라면을 먹으며 기마국토대장정을 해 왔다. 오직 승마에 대한 열정과 청소년들에게 승마가 대중화되기를 바란 자발적 행사다. 그런데  외부에서 이 행사에 몇 억의 거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나를 경쟁업체로 생각하는 사람이 근거도 없이 제기한 것이다. 도대체 누가 학생들 동호회 활동에 수억 원을 지원한다는 말인가? 만약 기마국토대장정 행사로 내게 수억 원을 지원한 분이 계시다면 지금이라도 공표해 주시기 바란다. 나는 이 칼럼을 통해 공식적으로 요청한다.

승마 산업이 낙후되었다는 것은, 단지 자금이 집중되지 않고 유능한 인재가 없다는 것뿐만이 아니다. 스스로 발전을 거부하고 저해하는 요소들이 외부적 장애물보다 백배 더 심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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