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AP/뉴시스】서유정 기자 = 경기 불황으로 인해 자금이 절박하게 필요한 미국인들이 미리 구입해 두었던 묘자리까지 팔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묘지 중개인들은 많은 이들이 경기 불황 속에서 현금이 부족하다 보니 미래를 위해 미리 사두었던 묘지를 되팔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묘지 중개 회사인 '플롯 브로커스'(Plot Brokers)를 운영하고 있는 바론 추는 "평상시보다 9~10배 가량 묘지 재판매를 원하는 이들이 늘었다"고 말했다고 로스앤젤레스 데일리 뉴스가 4일 보도했다.

추는 "현재 묘지를 되팔려는 이들이 증가하다 보니 공급량이 수요량을 초과, 묘지 가격이 6개월 전 대비 약 4분의 1 가격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그는 경기 불황으로 집을 잃은 고객은 절박한 심정에 6800 달러에 달하는 묘지를 500 달러에 판매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심각한 경기 침체가 사후 가족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가기도 한다.

서던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는 캐롤 리버만은 2개의 합장 묘지를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다.

리버만이 되팔기를 희망하는 묘 자리는 미션 힐스에 있는 것으로 이곳에는 그녀의 부모와 다른 가족들이 묻혀 있다.

그러나 리버만은 "현재 돈이 필요하다"며 어쩔 수 없이 묘지를 팔게 됐다고 토로했다.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스탄 차르노프스키는 극한 상황에 내몰린 이들이 묘 자리까지 팔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많은 이들이 사후를 염려하기보다는 현재 살아갈 날을 염려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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