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AP/뉴시스】정진하 기자 = 미국 전역의 매장들이 판매 부진으로 인한 재고 처리와 평년보다 못한 판매 실적 만회를 위해 성탄절 직후 마지막 '폭탄세일'을 개시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일찌감치 개장한 미국 소매점들은 장난감, 가구, 가전제품 등을 50~70% 할인된 가격에 다투어 내놓으며 고객 몰이에 나섰다.

그러나 공격적인 세일에도 불구하고 뉴욕의 대형 쇼핑몰에는 오전 한때를 제외하고는 예상보다 적은 숫자의 쇼핑객들만이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추수감사절 직후 '블랙 프라이데이'를 비롯해 불황 속 공격적 세일을 많이 지켜봐 온 일부 소비자들은 이날 상점들이 내놓은 세일가에도 주머니를 쉽사리 열지 않았다. 제품의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미국 소매점의 연간 매출 50%를 차지하는 연말 쇼핑 시즌 기간의 판매량은 올해의 경우 대량 실업사태와 자산 손실 등 불황의 여파로 현격히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상점들은 생존을 위한 출혈 경쟁을 계속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이마저도 외면하고 있다.

신용카드와 수표, 현금 등으로 결제된 총 판매액을 추적 조사하는 마스터카드의 리서치 부문 ‘스팬딩플러스’의 초기 집계에 따르면, 올해 연말 연휴 시즌의 소매 매출은 작년에 비해 5.5~8% 감소했으며, 자동차와 연료 판매를 제외하면 2~4% 줄었다.

여성 의류의 판매액도 23% 감소했으며 남성 의류의 경우 하락 폭이 13.5%를 기록했다. 가전제품과 도구 판매는 27%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온라인 쇼핑몰은 비교적 나은 실적을 기록했다.

대형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닷컴은 26일 올해의 연말 쇼핑 기간 동안 630만개의 주문을 받아 "역대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마존닷컴의 베스트셀러로는 닌텐도 위와 삼성 52인치 LCD HDTV, 애플 아이팟 터치 등이 상위를 차지했다. 아마존닷컴은 이들 인기 물품에 대해 오프라인에 비해 더욱 저렴한 가격을 내놓음으로써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여는 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소매 매출의 정확한 잣대가 될 동일점포 판매 실적은 내년 1월 8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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