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 수업 안에서 학생들에게 내가 국제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는 웨이크보드를 자주 소개하곤 한다.
"웨이크보드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 "웨이크보드를 경험해본 사람?"하고 질문을 던질 때 5~6년 전에 비해 그 숫자가 확연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웨이크보드를 모르고 있는 학생들에게도 스노보드를 빗대어 설명하면 금방 "아아~"라는 탄성이 나오곤 한다. 웨이크보드, 말 그대로 물에서 타는 보드이다.
스노보드와 비슷하게 생긴 보드를 신고 보트에 매달린 줄(로프) 끝에 있는 손잡이(핸들)를 잡아 보트가 만드는 V자 모양의 파도(웨이크)를 이용해 점프하고 여러 가지 회전 기술(트릭)을 구사하는 수상스포츠이다.
웨이크를 점프해 마치 올림픽 체조경기를 보는듯한 프로선수들의 트릭을 보고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유치원생부터 환갑이 넘은 어른까지 남녀 누구나 웨이크보드를 즐기고 있다.
웨이크보드를 타는 느낌을 묘사해 보면, 보트가 보드위에 서있는 나를 호수나 강위로 끌어주면 물위의 평온함이 짜릿한 모험으로 변하게 된다.
보트에 끌려가며 자연을 만끽하는 것만으로도 시원함을 느끼지만 보트가 만드는 웨이크를 밟고 점프 할 때의 쾌감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느끼지 못할 것이다.
물 위를 이리저리 미끄러지고 점프하게 되면 점프와 동시에 반 바퀴를 돌아 착지하게 되는데, 반 바퀴를 돌고 나면 한 바퀴를 돌고 싶은 욕심이 생기게 되고 그 다음에는 텀블링 하듯 거꾸로 회전하는 트릭에 빠져들게 된다.
이런 매력 때문인지 웨이크보드를 즐기고 '나도 한 번 타볼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지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4계절이 있는 우리나라에서 4월부터 11월까지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오랜 기간에 걸쳐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웨이크보드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 길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웨이크보드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수상스포츠인 이유가 바로 이런 매력 요소들 때문일 것이다.
웨이크보드의 기원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1960년대에 미국에서 서핑을 즐기던 사람들이 서핑과 같은 기술을 호수에서도 즐기기 위해 로프를 보트에 매달고 서핑보드를 타기 시작한 것이 1980년대에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재와 같은 웨이크보드를 제작하고 점프하기 좋은 큰 파도를 만드는 웨이크보드 전용 보트도 개발하여 생산하기 시작하였다.
1990년대에는 익스트림 스포츠로 인식되어 장비가 전문화 되고, 영상이 제작되고, 각종 대회가 개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전문 기관과 연맹이 개설되었다.
우리나라에는 1990년대 중반에 처음 보급되어 스릴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에 의해 대중화 되었고 현재 전국 300여 곳에서 약 70만 명 정도가 웨이크보드를 즐기고 있다.
해외 사이트에서 조사된 웨이크보드 참여 인구를 보면 미국이 3백만 명, 전 세계적으로 4백만 명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웨이크보드를 타고 있을 것이라 추정할 수 있다.
처음 웨이크보드를 접하는 사람도 잠깐의 지상 교육을 받은 후 쉽게 물위에 부상하여 배울 수 있고 자유로움을 만끽하여 즐기며 때로는 끊임없이 내 한계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이 웨이크보드의 가파른 성장을 이룬 원동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더욱 많은 사람들이 웨이크보드를 접하고 즐기고 생활의 활력소로 자리 잡길 희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