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방부인과 전문의 최석영me_csy@newsin.co.kr
낮 기온이 상당히 오르면서 어느새 얇은 겉옷으로 바꿔 입고, 꽃피는 날을 기다리며 꽃놀이 갈 계획을 미리부터 세워본다.

바깥활동이 잦은 봄철이지만 꽃가루나 황사 등에 자주 접하게 되고, 일교차가 크게 나면서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과 같은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기 쉽다.

봄은 신학기의 시작이자, 인사이동이나 이사의 계절이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떨어져 더욱 쉽게 몸 상태가 저하될 수 있다.

비염이란 콧물, 재채기 및 코막힘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코점막의 염증성 질환을 의미한다.

감기는 감염성을 띄며 급성 경과를 보이는 비염의 일종으로, 콧물, 코막힘, 인후통, 기침, 가래, 몸살,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감기는 주로 감기 바이러스를 보유한 사람과의 접촉을 통해 감염되며, 피로나 스트레스로 몸이 약한 상태에서 찬바람을 쐬거나 공기가 탁한 곳에 오래 있으면 걸리기 쉽다.

한의학적으로 감기는 ‘감모(感冒)’, ‘상한(傷寒)’, ‘상풍(傷風)’이라 하여 신체의 방어력이 약해져 있을 때 풍사나 한사, 즉 바람과 차가운 기운 등 나쁜 기운이 몸 안에 침범하여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동물 털 등의 물질이 코점막의 과민반응을 일으켜 갑작스러운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눈이나 코 주위 가려움 등의 증상이 발현되며,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은 특히 꽃가루가 날아다니는 봄철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 비염은 한의학적으로 ‘분체(噴嚔)’에 해당하며, 몸의 폐(肺), 비(脾), 신(腎)의 양기(陽氣)가 허약하여 저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여겨진다.

가벼운 감기라고 생각하고 감기약을 복용하는 사람 중 비염을 앓고 있는 경우도 상당히 많으므로 서로 다른 두 질환을 구분하여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기의 경우 발열과 전신 근육통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콧물이 누렇게 변하면서 열흘 정도면 증상이 호전된다.

한편, 알레르기 비염은 발열과 근육통이 동반되지 않으며, 감기약을 먹어도 나아지지 않고 증상이 1~2달 이상 오래가기도 한다. 감기는 증상이 빨리 호전되도록 하는 치료를 위주로 하고, 알레르기 비염은 원인이 되는 물질을 피하면서 염증을 완화하는 치료를 해야 한다.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있을 때 쉽게 집에서 관리하는 방법으로 지압법이 있다.

감기에 적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압 점으로 ‘풍지(風池)’, ‘풍부(風府)’ 및 ‘풍문(風門)’이라는 혈 자리들이 있다.

‘풍지혈’은 뒷목의 머리카락이 나는 선 양측에 움푹 들어간 곳이고, ‘풍부혈’은 고개를 뒤로 젖혔을 때 움푹 들어가는 뒷목 중앙의 오목한 부분이며, ‘풍문혈’은 2번째 등뼈와 좌우 어깨뼈 사이의 양쪽 부위를 말한다.

이 부위를 자주 지압하면서 따뜻하게 유지해주면 감기를 예방하고 초기 감기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비염으로 인해 콧물과 코막힘, 재채기가 심할 때는 ‘대추혈’이라 하여 고개를 숙였을 때 목 뒤에 가장 튀어나오는 부위를 지압하거나, 양쪽 콧방울 끝에서 바깥쪽으로 0.5cm 정도 떨어진 ‘영양혈’을 검지나 중지로 가볍게 돌려가며 마사지하면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된다.

한의학에서는 ‘성인은 이미 발생한 질병을 치료하지 않고,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치료한다(聖人不治已病, 治未病)’는 명언이 있는데, 이는 병에 걸리기 전 예방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평소에 과로나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심신을 관리하여 인체 정기(正氣)를 돋구어 화창한 날씨만큼 화사한 컨디션으로 주말 나들이를 즐기는 미인(美人)이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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