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위가 가시고 봄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몸을 풀지 않고 골프를 치다 허리 등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17일 창원자생한방병원에 따르면 지난 1월 10일부터 3월 8일 두 달간 골프클리닉을 내원한 환자 92명을 대상으로 '골프 경험과 부상'에 대해 조사한 결과 87%(80명)가 운동 시 허리에 가장 많은 통증을 느꼈다.
통증을 느낀 자세로는 스윙(65%·59명), 뒤땅치기(22%·20명), 퍼팅 또는 몸 숙일 때(11%·1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년여 간의 슬럼프를 딛고 화려한 부활했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Tiger Woods)도 지난주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혼다 클래식의 마지막 라운드에서 허리통증을 이유로 기권해야 했다.
비즈니스 관계상 친선골프모임을 자주 갖는 직장인 한상우(42)씨 역시 최근 골프를 즐기던 중 허리통증 때문에 10홀을 넘기지 못하고 경기를 중단해야 했다. 병원에서 추간판탈출증과 허리디스크라는 진단을 받았다.
중·장년층 골퍼 중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다른 운동을 병행하지 않고, 골프만 즐기는 사람일수록 심하다. 평소 운동을 자주하지 않는 상태에서 골프를 시작한 탓에 부상을 입는 것.
허리를 숙여 공을 줍거나 퍼팅 하는 자세는 허리 주변 근육에 정적인 스트레스를 줘 척추의 피로도를 높이며, 일자목과 목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몸을 숙일 때는 상체만 기울이지 말고 무릎을 동시에 굽히지 말라고 서민수 창원자생한방병원 원장은 조언했다.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풀어주면 부상을 줄일 수 있다. 창원자생한방병원의 조사 결과, 88%(81명)가 골프 전후 스트레칭을 시행했다고 답했다. 스트레칭에 투자하는 시간은 5분 이내가 68%(55명), 5분~10분이 20%(16명), 10분 이상이 12%(1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봄이 돼 날씨가 풀리면서 들뜬 기분에 과격한 스윙을 하거나 무리해서 비거리를 늘리려다 부상이 발생한다. 서 원장은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근육, 인대 관절이 경직되기 쉬우므로 사전에 충분히 몸을 풀어줘야 한다"며 "부상이 자주 발생하는 부위를 10분 이상 충분히 스트레칭 해 체온을 올리고 근육을 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서 원장은 "골프를 할 때 갑자기 몸을 크게 젖히거나 힘을 많이 싣게 되면 요추 인대가 늘어나 허리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스윙할 때 허리가 받는 압박감은 체중의 8배에 달해 허리를 한쪽으로 계속해서 무리하게 비틀게 되면 인대나 근육이 늘어나게 되며, 심하면 디스크가 탈출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박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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