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불과 13세의 나이에 임신하게 된 하사투(Hassatou)는 성관계가 임신과 출산으로 이어진다는 것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다. 아이가 태어나자 그녀의 가족들은 하사투와 아이를 거리로 내쫓았다. 부르키나파소에서는 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을 금기시하고 있으며, 피임법이 보급되지 않아서 계획에 없는 임신을 하는 경우가 만연하다.
#3. 네팔의 농촌 지역에 살고 있는 쿠메니(Khumeni)는 15세의 나이에 결혼했다. 쿠메니는 지금까지 10명의 아이를 낳았으며 그때마다 외양간에서 출산해야 했다. 임신 중에도 무거운 짐을 옮겨야 했으며, 출산 후에도 불과 일주일밖에 휴식을 취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원인이 돼 쿠메니는 자궁탈출증을 앓게 됐지만 8년 동안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했다.
국제앰네스티는 6일 "각국 정부가 성과 재생산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지 못해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의 건강과 삶이 위협받고 있다"며 '성과 재생산 권리에 대한 글로벌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살릴 셰티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21세기에 일부 국가가 조혼과 부부 강간을 묵인하고, 낙태와 혼외 성관계, 동성 간의 성행위를 사형에까지 처할 수 있는 범죄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 믿기 어려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각국 정부는 단순히 억압적인 법안을 폐지하는 것 뿐 아니라 정보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성폭력에 대한 불처벌 관행을 종식해 성과 재생산 권리를 증진·보호함으로써 분명한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오늘날 18세 이하 여성 1억5000만명이 성폭력을 당하고 있으며, 매년 1억4000만명의 청소년기 여성들이 강요된 성관계와 원치 않는 임신으로 출산하고 있다.
또한 2억1500만명의 여성들이 임신을 원치 않거나 미루고 싶은 경우에도 피임할 수 없는 실정이며,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억4200만명의 여성들이 조혼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캠페인은 전 세계 젊은 사람들이 국가의 통제·공포·강압·차별 없이 자신의 건강과 몸·섹슈얼리티·재생산에 대해 결정할 권리를 요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세계 지도자들에게 긍정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상기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캠페인이 진행되는 2년 동안 국제앰네스티는 성과 재생산 권리를 부정하는 몇몇 국가에 관한 일련의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보고서에는 강간 가해자와 강제로 결혼해야 하는 마그레브 지역(알제리·튀니지·리비아·모로코 등)의 어린 여성들, 건강 악화와 사망 위험에도 불구하고 낙태를 하지 못하는 엘살바도르 및 그 외 국가의 여성들, 어린 나이에 출산해야만 하는 부르키나파소 여성들의 사례가 포함된다.
국제앰네스티는 "모든 사람이 성관계 여부와 상대·시기, 결혼과 임신의 여부와 시기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며 "성병과 HIV로부터 자신을 스스로 보호할 최선의 방법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살릴 셰티 사무총장은 "캠페인을 통해 각국 정부에 이러한 도를 넘은 통제는 인권침해이며 그야말로 용납할 수 없는 행위임을 분명히 하는 명백한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