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신부전으로 생명이 위독했던 아랍에미레이트(UAE) 환자가 국내 의료진의 도움으로 새 생명을 얻었다. 이 환자는 지병인 심장질환 때문에 중국 등 다른 나라 의료기관에서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은 만성신장질환을 앓아온 UAE 군인 출신인 술탄(58)씨에게 아들의 신장을 성공적으로 이식, 지난달 27일 퇴원했다고 4일 밝혔다.

술탄씨는 고혈압과 비만으로 2009년부터 만성신장질환을 앓아 왔다. 이후 극심한 가슴 통증을 동반한 허혈성 심장질환 때문에 2010년 관상동맥우회술을, 2011년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았다. 허혈성심질환은 심장 혈관에 지방질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그러나 신장 기능은 더욱 나빠져, 2012년 3월부터는 혈액투석을 받았고 UAE 의료진으로부터 신장이식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UAE에는 신장이식을 하는 병원이 없어 전 세계 주요 병원을 수소문 하며 이식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야 했다.

지난해 4월 중국의 한 대학병원에 신장이식 가능 여부를 물었지만 심장이 불안정해 '신장이식은 힘들다'는 답변만 돌아 왔다.

가족들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UAE 국방부를 통해 서울대병원에 연락했고 마침내 '수술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UAE 국방부와 협약을 맺고, 군인을 비롯한 자이드 군병원 환자들 중, 현지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한국에 입국한 술탄씨는 지난달 6일 신장을 기증하기로 한 아들 모하메드(30)씨와 나란히 병원 2층 수술장으로 향했다. 수술을 성공적이었다. 술탄씨는 아들의 신장을 받고 병실에서 회복하다 27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술탄씨는 "UAE 의사들이 한국에서 치료 받으라고 권했다"며 "한국 의사들의 긴밀한 공조, 신속한 진료절차, 국제진료센터의 친절한 서비스에 감동했다"고 고마워했다.

신장상태를 평가하고 이식 후 관리를 담당한 양재석 교수는 "술탄씨는 심장질환의 기왕력을 가진 환자로 신장이식 수술 준비가 쉬운 케이스는 아니었으나 각 과의 협력을 통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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