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기 뉴시스헬스힐링승마사업단장. allbarol@naver.com

요즘 말을 이용한 재활승마가 떠오르고 있다. 정신적 신체적으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말을 이용하여 재활 운동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재활승마(Therapeutic riding 또는 Riding For The Disabled)라고도 한다.

재활승마란 신체적, 정신적 장애인이 승마를 통해 심신을 회복하고 건강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스포츠다.

한국에서는 재활승마가 이제야 서서히 그 효과에 주목 받고 있지만, 유럽 및 주변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리허빌리테이션(Rehabilitation: 장애인의 사회복귀를 위한 심리, 정서, 사회적 훈련)으로서 오래 전부터 정착되어 있다.

말을 타는 것만으로, 신체 기능회복훈련이 되기도 하고, 자신감 회복 및 감정의 변화가 풍부해진다는 효과가 있다.

재활승마의 역사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BC 400년경 그리스 문헌에 ‘부상당한 병사를 말에 태웠더니 효과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고, 1901년 영국 아그네스 헌트 자작부인이 장애인들에게 재활승마 개념을 도입했다고 했다.

제 1차 세계대전 부상병의 치료요법으로 효과를 입증 받은 것이다. 이것이 1952년 헬싱키 올림픽에서 장애인 리즈 하텔(덴마크)이 은메달 획득함으로써 완전한 스포츠 종목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2003년 중증 장애인들의 쉼터인 양평 은혜의 집 승마 봉사 날짜를 협의하기 위해 찾았을 때, 은혜의 집 원장님이 내게 말씀해 주셨다.

"대장님"
"네"

"일이주일 전에 승마날짜 알려주시지 말고, 한 두 달 전에 알려주세요"
"왜요?"

"우리가 소풍가면 그 전날부터 잠 못하고 설레며 행복해 하지요?"
"그렇죠"

"장애인들은 승마 한다면 두 달 전부터 설레고 행복해 합니다. 그러니 그 행복을 두 달 동안 누릴 수 있도록 일찍 알려 주세요"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장애인들도 말을 무척 좋아한다. 500Kg 가까운 거대한 말의 힘과 강인함, 그리고 온순함과 성실함에 감동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두려움에 가까이 하지 않으려던 장애인도 한두 번 말을 가까이 하고 타보게 되면, 말과 만나는 날짜를 손꼽으며 기다리는 일을 수없이 보아 왔다.

2002년부터 현재까지 12년여를 장애인들과 매년 4차례씩의 재활 승마 봉사를 해온 결과, 재활승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장애인들이 승마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4명의 인원이 필요하다. 지도자, 리더, 보조자, 상황보고자 등이다. 이러한 사람들과의 관계, 같은 장애인들 간의 관계로부터,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관심의 대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일종의 사회성이 형성 된다.

또한 장애인 자신은 말에게 관심을 가지고, 때로 말의 우위에 선 존재로써 스스로 말을 보살피거나 격려함으로써 자신이 관심과 보호 사랑을 받는 존재이며 동시에, 말에게 자신이 받은 관심과 보호 사랑을 베푸는 존재가 된다.

이 점은 장애인들의 사회성 발달과 심적 치료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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