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에든버러 소재 헤리엇와트 대학 연구팀은 로맨틱코미디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이 연인들 사이에서 의사소통을 단절시키고 이에 따라 연인들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영화 '런워웨이 브라이드'(Runaway Bride)나 '노팅힐'(Notting Hill) 등 로맨틱코미디 소재의 프로그램을 즐겨 찾는 이들이 대부분 실제 자신의 파트너와 의사 소통을 잘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로맨틱코미디를 즐겨 보는 이들은 대부분 자신의 파트너가 진정으로 자신과 함께 하기를 원하고 자신을 사랑한다면 굳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대에게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 심리학자들은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영화 박스 오피스 40위권에 든 영화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실에 존재할 수 없는 테마들이 공통적으로 등장했다고 전했다.
이들 영화에는 '유브 갓 메일'(You've Got Mail)이나 '러브 인 맨하튼'(Maid In Manhattan), '웨딩플래너'(The Wedding Planner), '당신이 잠든 사이에'(While You were Sleeping) 등이 있다.
연구에 참여한 브자르네 홈즈 박사는 "결혼 상담가들은 커플들끼리 그들의 성관계가 항상 완벽해야 한다고 믿는 이들을 보기도 하며 또 굳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상대에게 알려주지 않아도 상대가 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을 본다"고 전했다.
홈즈 박사는 "이는 유명한 영화 속 캐릭터 등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보여지고 은연 중에 영화 속 캐릭터가 현실에 존재한다고 믿고 영화의 기억이 현실에서 영속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홈즈 박사는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관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지만 일부는 영화 속 관계가 현실 속에서도 가능하다고 믿고 있어 이러한 부분이 문제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100명의 학생들에게 2001년에 개봉한 로맨틱코미디 영화인 '세렌디피티'(Serendipity)를 봤는지를 질문했고 또 다른 100명에게는 데이비드 린치의 드라마를 시청했는지의 여부를 조사했다.
실험 결과 로맨틱 영화를 시청한 이들이 현실 속 사랑에서 운명을 믿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로맨틱코미디의 열혈 팬들은 다른 이들에 비해 운명적인 사랑을 맹신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에 참여한 킴벌리 존슨은 "영화는 신선한 관계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종종 상대방에 대한 신념과 헌신에 잘못된 견해를 갖게 만들기도 한다"고 말하면서 상대에 대한 신념이 성립되는 등에는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