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단 후에도 담배를 못 끊은 환자 10명중 4명 이상은 흡연 사실을 가족이나 의료진에게 숨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서울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최근 암환자가족 990쌍을 대상으로 환자의 암 진단 후 흡연에 관한 심리적 어려움(죄책감, 비난, 흡연 사실 숨김)을 조사ㆍ분석했다.
연구팀은 암 진단 후 1달 이상 흡연한 환자(45명)와 가족(151명)를 대상으로 죄책감이 들었는지, 주위로부터 비난을 받았는지, 흡연 사실을 주위에 숨겼는지 물었다.
그 결과 환자의 75.6%는 가족에게 죄책감을 느꼈고, 77.8%는 가족으로부터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이러한 심리적 부담으로 환자의 44.4%는 가족에게, 46.7%는 의료진에게 흡연 사실을 숨겼다.
환자 가족의 63.6%는 환자에게 죄책감을 느꼈으며 68.9%는 환자로부터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문제는 '심리적 어려움(죄책감, 비난, 숨김)'이 환자와 가족의 금연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는 "흡연의 부정적인 영향을 알고 있는 환자와 가족은 죄책감과 비난으로 흡연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많다"며 "흡연자에 대한 막연한 비난보다 세심한 대화로 흡연자의 심리적 부담을 줄여주고 다른 가족 구성원들과 의료진으로부터 적절한 금연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 암정책지원과 박종혁 과장은 "국내 암 전문의료기관들은 수술과 항암치료 등 급성기 암 치료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암 치료 후 암 재발, 이차암 발생의 대표적 요인인 흡연, 음주, 비만, 영양 등에 대한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