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무역협회(KITA.net)  연구보고서  사진 캡쳐.  오현진기자  ohj@newsin.co.kr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의료관광산업이 대기업 중심 경제 정책처럼 대형병원만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UAE 아부다비 보건청 및 UAE 통합군사령부와 국비지원환자 유치 협약에 참여한 국내 의료 기관 10개가 대형 병원으로만 선정됐다.

선정된 10개 의료 기관은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우리들병원, 이대목동병원, 강남차병원, 보바스병원, 대전선병원, 서울성모병원 이다. 

이에 박근혜 정부가 강조한 의료관광산업이 일부 대형 병원만을 위한 편향 정책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이유로 원격의료, 해외환자 유치, 병원수출 등 의료 산업화 관련 각종 규제를 빠르게 완화해왔다.

문제는 이러한 산업이 정부 주도하에 대형 병원 중심으로 일부 아랍지역에만 치중한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기금 조성을 통해 관련 공무원 수만 증가시킨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민총소득(GNP)이 2만달러를 넘어섬으로 의료 시장이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블루오션에서 경쟁이 심해 적자생존이 지배하는 레드오션으로 변화하고 있다.

의료 전달체계에서 3차 병원인 대학 병원이나 대형 병원들보다 2차 병원인 전문 중형 병원들이 연예인이나 유명 운동선수를 이용한 광고로 환자를 유치하는 등 경쟁이 심해 경영상의 출혈을 유발하고 있다.

그러므로 전문 중형 병원들 가운데 과잉 수술 등의 진료를 하거나 의료 불법리베이트로 병원장이 구속되는 등 의사의 도덕적 양심이 타락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강남의 더조은병원은 의료비 청구 건수에 대한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의 심사에 따른 조정률이 서울시 내 최고인 52.5%로 조정금액이 28억 원에 달해 과잉 수술이 아니냐고 올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았다.

지난 11월 21일과 12월 16일에는 의사 49명에 80억 원 리베이트를 제공해 그 중 12명 의사가 구속 기소됐고 의료기기 G업체 신모(56)대표에게 징역 1년 3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21세기병원 성경훈 원장은 "이러한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 의사의 수출이나 메디컬 플랜트의 수출이 필요하며 보건복지부는 의사와 메티컬 플랜트를 접목해 경쟁력 있는 의사들의 해외 취업을 장려하거나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11월 박근혜-푸틴 정상회담에서 합의에 따라 내년부터 관광이나 비즈니스 목적으로 러시아인들은 60일까지 비자 없이 체류하게 됐다.

따라서 질적 수준이 낮은 공공의료 체계로 인해 해외 진료를 선호하는 러시아 부유층들의 수술 치료 형태가 예상돼 중국인들의 미용성형 수술형태의 의료관광과 함께 치료 후 의료 수익이 국내환자의 경우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여러 국가들 간의 FTA 조약 체결로 국제 취직 시장도 개방된 상태이기에 청년실업자들에게 해외진출과 일자리 창조를 제공할 수 있다.

한국 무역협회 의료관광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 전달 체계의 1차인 동네 소규모 병원과 3차인 대형 종합 및 대학병원보다는 경영난의 타개책으로 2차인 전문 중형 병원과 매년 대량으로 배출되는 의료 인력의 해외 진출이 더 절실하고 경제 민주화에 현실적인 대안이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책은 대형 10개 병원에 편중돼 있고 현재의 의료 시스템을 이용하기보다는 의료 기관 메디켈 건립 및 별도의 기금 조성 등 현실을 외면한 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다.

의료계의 포플리즘이 아닌 특정 소수만을 위한 의료 관광산업으로 한정되거나 조성 기금으로 다른 정부 기관이나 조직을 결성하는데 낭비돼 선진국의 작은 정부 형태가 공무원 수만 증가시키는 큰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 시책과 별도로 일부 병원에서는 자체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러시아 현지인을 병원 내 메디컬 코디네이터로 채용하여 러시아의 샹트 페테르부르크(Saint Petersburg)의 환자를 직접 유치하고 있다.

21세기병원 성경훈 원장은 “외국 환자에게 현지 잡지나 방송을 통해 자사 병원을 소개하여 10개 중 9개가 사기로 이어지는 악덕 의료 중개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치료 후 퇴원한 환자의 자가광고(Mouth-to-mouth advertisement)가 긍정적인 전파 효과를 유도해 국가 브랜드 이미지 개선으로 연결되는 장기적이고 현실적인 의료관광산업의 육성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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