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기 뉴시스헬스힐링승마사업단장. (사진 = 뉴시스헬스힐링승마단 제공) allbarol@naver.com
 필자는 그간 만나는 사람마다 승마산업의 정부지원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청소년 승마교육 지원이 승마 대중화의 첩경이라고 여러 번 지적했다. 그 결과 승마장을 지으려는 분들께 지탄을 받았다. 그러나 소비자 없는 공장만 자꾸 만들어봤자 달라지는게 있을까? 이미 기존의 승마장들도 여러 개가 문을 닫는 판이다.

며칠 전에도 TV에서 다음과 같은 뉴스가 나왔다. '돈 먹는 시골 승마장'…왜 자꾸 늘리나'라는 제목이다. 아마 내용은 들어보지 않아도 막대한 돈을 들였는데, 적자만 천문학적으로 늘어간다는 내용일 것이다.

2010년 10월 서울시교육청이 체험승마교실 공문을 서울시 소재 학교에 뿌렸다. 그러자 마감시간 내에 146개 학교에서 신청을 했다.

각 학교 마다 정원 36명을 잡았으니 산술 계산으로도 5256명이다. 할 수 없이 26개교의 900여명을 선발해서 기마단 자체 비용으로 무료 승마체험을 실시했다. 학교를 차별한다고 항의를 받았다.

2013년 경기도 교육청에서 일부 도비, 일부 자부담 조건으로 ‘찾아가는 승마교실’ 수요조사를 했다. 무려 3500여명이 신청을 했다. 학교로 따지면 약 100여개 학교다. 그러면 수도권에서 승마 강습이나 체험을 원하는 학교가 246개에 8756명이라는 간단한 계산이 나온다.

이미 방과 후 수업으로 승마수업을 하는 인구가 1000여명이니 만약 정부나 지자체에서 적극 지원해 8756명을 수용한다면, 9756명의 청소년 승마인구가 배출 된다는 것이다.

이게 10년이면 10만 명이다. 예전부터 노력하고 있는 승마장 등의 승마인구를 합치면 약 13~15만 명의 승마 인구가 생길 것이다.

분명한 수요가 있다. 승마 인구 확산은 어렵지 않다. 이번에 경기도에 보고를 하기 위해 '찾아가는 승마교실'에서 수강한 학생들을 헤아려보니 6000여명에 이른다. 여기에 매년 기마국토대장정을 한 대학생들까지 합치면 6400여명이다.

그럼 이들을 교육하는데 지원하는 비용은 얼마로 예상하면 될까?

현재 '찾아가는 승마교실'의 한달 비용이 약 13만원이다. 그러니 9000명을 일 년간 승마 교육하자면, 140억 원이 든다. 하지만 공짜는 안 된다. 승마가 공짜라는 인식은 극히 위험하다.

아무도 돈 내고 승마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애꿎은 승마장은 어쩔 것인가. 해서 도비 국비 50%, 자부담 50%라고 한다면 약 70 억원. 이 정도라면 중급 승마장 2개 짓는 정도다.

각 지자체에서 요청하는 자금이 수백, 수천억 원임을 감안할 때, 정부 입장에서 크게 부담가지 않는 정도의 비용일 것이다.

아직도 정부는 2016년까지 300억 원으로 100개의 승마장을 더 건설하겠다고 한다. 수억에서 수십억 원의 막대한 돈이 드는 승마장 건설 등은, 승마인구가 많아지고 승마가 실제로 돈이 되면 민간에서 스스로 할 일이다.

손님이 넘쳐 나는데, 승마장을 왜 안 짓겠는가? 승마 인구 확산 없이 승마장을 짓는 것은, 현존하는 승마장까지 가격 경쟁으로 枯死(고사) 시키는 일이다.

승마장 건설에 대한 정부 지원은 소비자 없는 생산품을 만들어 국민의 혈세와 경마로 걷은 축산발전기금을 헛되게 낭비하는 것이 될 것이다.

결국 승마는 승마소비자가 살리고 건강한 문화를 만들어 가야한다. 정부가 하드웨어인 승마장을 짓는다는 발상은 극히 위험한 것이다. 모두가 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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