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을 찾은 의료관광객들이 3509억원을 쓰고 갔다.

한국관광공사가 2012년 방한 의료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우리나라의 의료관광 부문에 대한 만족도 조사 결과다. 관광공사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해 7월16일부터 12월31일까지 약 6개월에 걸쳐 국내 의 료기관에 온 외국인 환자 1319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의료관광객 10명 중 4명은 ‘의료서비스 이용’(39.9%)을 주목적으로 방문했다. 나머지 6명(59.4%)은 ‘관광과 함께 의료서비스 이용’(29.8%), ‘기타 목적으로 방한했다가 의료서비스를 이용’(29.6%)한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관광객의 56.9%가 직접적 관광활동을 했다. 쇼핑(72.2%)이 가장 많았고, 역사·문화 유적방문(42.1%), 식도락(37.4%), 자연관광·탐사(37.2%) 순이었다.

국적별 의료비를 제외한 1인 평균 쇼핑 지출액은 중동(약 347만원), 몽골(약 280만원), 중국(약 237만원) 등이었다. 일본 의료관광객은 96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의료기관별 유형을 상급 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의원 등 4가지로 분류할 때 평균 쇼핑 지출액은 의원급 이용자가 약 215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병원급 이용자가 117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이를 토대로 추산해본 결과 의료비 대 관광비(숙박비, 쇼핑비, 기타 관광비용 등)의 지출 비율은 57 대 43으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가 추산하고 있는 지난해 의료관광객 15만명이 사용한 의료비는 2000억원이다. 여기에 57대 43의 비율을 넣어 의료관광객의 총지출액을 산출해보면 약 3509억원으로 추산된다.

한국을 의료관광지로 선택한 이유는 ‘우수한 의료기술 수준’(47.1%), ‘한국 의료기관·의료진의 인지도’(37.8%), ‘최첨단 의료장비 및 시설’(21.5%) 순으로 나타났다.

동반자와 내한한 의료관광객은 69.9%로 10명중 7명에 달했다. 평균 동반자수는 2명으로 배우자(38.9%), 친구(23.5%) 순이었다.

주 진료별 체류기간은 입원 진료의 경우 ‘15일 이상~30일 이하’(27.3%)가 가장 많았고, 외래진료의 경우 ‘7일 이하’(치료목적 33.6%, 미용목적 63.4%), 건강검진의 경우 ‘8일~14일 이하’(33.3%)가 가장 길었다.

의료관광객이 주로 이용하는 숙박시설은 호텔(46.4%), 모텔(15.6%), 병원(10.2%) 순이었다.

한국 의료관광에 대한 정보 수집 경로는 ‘지인을 통해’(57.6%), ‘인터넷’(49.9%) 순으로 나타나 ‘입소문’의 중요성이 확인됐다. 이같은 측면에서 의료 관광객의 87.8%가 ‘한국 의료관광 서비스를 지인이나 친척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다’는 반응을 보인 것은 고무적이다. 특히 종합병원 이용자들의 추천의지가 92.6%로 가장 높아 개인병원의 만족도 제고가 필요해 보인다.

국적별로는 러시아(94.3%), 몽골(93.5%), 중동(91.8%). 동남아(90.0%)의 순으로 추천 의향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진료과목 중에서는 건강검진(93.3%) 서비스 이용자의 추천 의향이 가장 높았다.

관광활동을 경험한 응답자가 가장 만족한 관광서비스 요소는 ‘관광 관련 직원 친절도’로 4점 만점에 3.38점으로 집계됐다. 반면 ‘의료기관과 주변 관광자원의 연계성’이 3.22점으로 갖아 낮아 개선이 요구됐다. 특히 ‘큰손’인 중동 의료관광객의 경우 ‘식당 및 음식에 대한 만족도’가 4점 만점에 2.46점을 얻는데 그쳐 ‘무슬림 식단’에 대한 개선과 홍보가 절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의료관광 서비스 전반에 대해 가장 개선이 시급한 사항으로는 ‘편리한 외국어 서비스’, ‘고급병실’, ‘차별화된 관광지’ 등으로 조사됐다.

국가별 의료서비스를 경험한 의료관광객 대상으로 한 경쟁력 비교에서 한국은 의료관광서비스 요소 중 ‘우수한 의료기술’, ‘최신 의료장비’, ‘깨끗하고 편리한 병원시설’에서 모두 3.60점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싱가포르는 ‘깨끗하고 편리한 병원시설’(3.48점) 미국은 ’최신 의료장비‘(3.63점)’, 독일은 ‘우수한 의료기술’과 ‘최신의료장비’(각 3.63점) 등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가별로 서비스 요소에 대한 평가가 차이를 보였다. 미국 의료관광객은 우리나라의 ‘깨끗하고 편리한 병원시설’(3.71점)’을 꼽았고, 일본(3.60점)과 중국(3.47점) 의료관광객은 ‘편리한 접근성’을 높게 평가했다. ‘최신 의료장비’는 동남아(3.53점)와 중동(3.86점) 의료관광객으로부터 호평을 들었다.

관광공사 김세만 의료관광사업단장은 “이번 조사의 가장 큰 성과로는 국가별로 방한 의료관광객이 의료서비스 외에 참여한 관광활동 내역 및 지출규모가 구체적으로 파악됐다는 점”이라며 “특히 의료관광 수입은 그간 국내 병·의원이 보고한 의료비 실적이 전부였으나 조사를 통해 숙박, 쇼핑비 등을 구체적으로 산출함으로써 의료비 외의 의료관광산업 규모를 총괄적으로 가늠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에 의해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선정된 이후 빠르게 성장해 온 의료관광산업이 한 단계 더 높이 도약키 위해서는 국가별 세부 유치전략 수립을 위한 각 세부 분야의 진단이 필요한 만큼 관련 조사를 매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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