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산청군 금서면 화계리에 위치한 금서초등학교는 전교생이 17명, 교사가 5명 밖에 되지 않는 작은 학교다. 특히 2학년과 5학년, 6학년은 학생이 단 한명 뿐이다.
이 학교에서는 역사 이래 흔한 '학교 폭력'이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4~6학년 고학년 학생들이 1~3학년 저학년 학생들을 친동생처럼 돌보는 모습은 다른 학교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금서초등학교에서는 아주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장면이다.
이 학교 학생들은 졸업하기 전까지 전교생이 약초에 대해 배운다. '우리약초바로알기'라는 이름의 동아리로 체계화 된 것은 불과 1년여 남짓에 불과하지만 약초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학생활동을 시작한 것은 꽤 오래전 일이다.
학교가 산청한방엑스포가 개최되는 산골에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항상 약초와 가깝게 지내면서 인성함양과 자연에 대한 신비감을 배워간다.
학생들은 일주일에 3~4시간씩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이나 방과후 활동 시간 등에 학교 뒷산이나 지리산에 자생하는 약초를 캐고 이를 바탕으로 알게 된 약초의 특징 등을 '약초 관찰학습 탐구 보고서'로 작성해 전교생 앞에서 발표한다.
송치욱 교사(45)는 "아이들이 약초를 직접 만지고 관찰하면서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고운 심성과 배려를 익히게 된다"며 "자연과 함께하는것이 생활화 되다 보니 서로 서먹서먹하거나 삭막함이 없어 학교폭력도 단 한건도 발생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순천시 월등면 대평리에 위치한 월등초등학교도 전교생이 38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시골학교다. 1학년이 7명, 2학년 4명, 3학년 7명, 4학년 8명, 5학년 7명, 6학년 5명으로 한 학년이 10명을 넘지 않는다.
하지만 전교생이 모두 외발자전거를 탄다. 이 학교에 처음 외발자전거가 생긴 것은 지난해 9월 김태영 교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부터다.
김 교장은 학교에 처음 온 후 학생들이 웃음이 없고 자신감이 없는 모습을 보고 뭔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다 '외발 자전거'를 생각해 냈다. '외발 자전거'를 통해 체력은 물론 인성과 협동심을 키우는데도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결심은 바로 행동으로 이어졌다. 학교 총동창회 동문들로부터 30여대의 외발자전거를 기증받았고 1150만원의 예산을 들여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자전거 운동장도 만들었다. 외발자전거가 처음인 아이들을 위해 초보도 안전하게 연습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이렇게 '외바퀴 세상'이라는 이름의 동아리가 탄생했다.
전교생 38명은 일주일에 3~4시간으로 규정된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이나 방과후 활동, 점심시간, 쉬는시간 등을 이용해 전교생이 외발 자전거를 연습한다.
최덕주(48) 체육 교사는 "외발자전거를 배우기 전에는 웃음이 없거나 자신감이 부족했던 학생들이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친해지니 학교 전체에 활력이 넘치고 있다"며 "체력은 물론 인성이나 자신감적인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정엽(13)군은 "친구들과 함께 외발자전거를 타다보면 잘 못 타는 친구가 있는데 넘어지거나 그러면 달려가서 도와주게 된다"며 "평소 친하지 않았거나 저학년 후배들을 많이 챙기게 돼 친해지니 좋다"고 말했다.
이들 두 학교는 15~17일 교육과학기술부, 한국과학창의재단, 인천시교육청 주최로 열리는 '제2회 대한민국 창의체험 페스티벌'에 참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