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권익 대한올림픽위원회 의무분과위원장

하권익 위원장(69세, 남, 마디병원장)은 1984년 LA올림픽 유도 결승전을 눈앞에 두고 당시 예상치 못한 어깨 부상을 입은 하형주 선수와의 급박했던 대화 내용을 이렇게 전했다.
부상에 의한 심적 부담을 덜게 된 하 선수는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어깨부상을 날려버리는 금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온 국민의 스트레스도 함께 날려버리는 순간이었다.
하 위원장은 "하 선수가 경기가 끝남과 동시에 달려와 감독보다 먼저 끌어안으며 '박사님! 감사합니다'라고 외치던 순간의 감동과 보람은 24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 지지 않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현 대한올림픽위원회 의무분과위원장인 하 위원장은 1976년 대한배구협회 팀 닥터로 체육계 의무책임자로 첫발을 들여 선수들의 부상 관련 논문을 발표하고 1981년 우리나라 최초로 대한스포츠의학회(당시 스포츠임상의학회)를 창립해 1~2대 회장을 역임했다.
1982년에는 뉴델리 아시안 게임 한국선수단 의무책임자로 참가하면서 대한체육회 및 대한올림픽위원회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게 된다. 이후 하 위원장은 대한올림픽위원회 의무분과위원장으로서 올림픽의무단, 태릉선수촌의무실, 태릉선수촌의과학팀 등의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이렇듯 지난 32년간 국가대표선수들의 건강을 체크해온 하 위원장의 선수단 관리는 노련하다. 하 위원장은 선수들의 몸 상태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관리와 팀 분위기 유지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침체된 분위기로 이동 중이던 여자 필드하키팀 선수들에게 재미있는 입담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켜 시합에서의 낙승을 뒷받침 했다는 하 위원장의 재치는 의료계에서 이미 잘 알려진 일화다.
이밖에 하 위원장은 "의무위원들은 피가 마르는 것 같은 경기 속에서 그 흐름을 잘 파악해 코칭스텝들의 의중과 선수보호 사이에서 승리를 위한 최상의 조건을 끌어낼 수 있도록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코칭스텝들이 전략적으로 시간을 끌어야 한다고 판단한 상황에서 운동장에 쓰러진 선수의 치료를 요령 것 지연시키는 등의 경우가 가장 비근한 사례로 꼽힌다고 하 위원장은 설명했다.
이번 북경올림픽에도 의사 3명, 간호사와 물리치료사 등 총 10명으로 구성된 올림픽의무단이 파견된다.
2004년 올림픽 종합 9위에 빛나는 대한민국올림픽선수단의 위용에 걸맞지 않는 규모로 보일 수도 있지만 허용 임원진 수의 제한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하 위원장은 "우리나라 올림픽의무단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선수단 의무실을 효과적으로 운영해 24시간 선수 건강관리 시스템을 차질 없이 운영하는 동시에 경기 현장과 의무실 그리고 북경올림픽선수촌병원과 조화롭게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하 위원장은 올림픽을 준비하는 태능선수촌의 분위기를 한마디로 '긴장감, 사기충천'으로 표현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뒷받침하기 위해 하 위원장은 "피땀 어린 훈련을 한 선수와 감독들을 사랑하고 존경할 것을 의무위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며 "선수들 역시 최선을 다한 만큼 자부심을 갖고 대한민국을 대표한 가장 건강한 사람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하 위원장은 "북경올림픽 기간 동안 스포츠라는 인간승리의 드라마를 통해 국민 모두가 한 마음으로 단합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어려운 과정에서도 단합한 팀이 결국 경기에서도 승리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