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산 분유에서의 멜라민 검출 사실은 '정보자유법(Freedom of Information Act)'에 의거한 정보 청구에 따라 FDA가 관련 서류를 보내주는 방식으로 밝혀졌다.
당초 통신은 26일 FDA로부터 받은 정보에 의거해 미드존스(Mead Johnson) 사의 ‘엔파밀 리필(Enfamil LIPIL)’에서 소량의 멜라민이 검출됐으며 네슬레(Nestle)사의 ‘굿스타트슈프림(Good Start Supreme)’에서 또 다른 독성 물질인 시아누르산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FDA는 이 보도가 나간 직후 이들 업체의 이름이 뒤바뀌었다며 정정했다. 멜라민이 검출된 것은 네슬레사의 제품이고 시아누르산이 검출된 건 미드존스사의 제품이라는 것이다. FDA는 “또 해당 제품에 함유된 멜라민의 양이 극히 저조한 수치에 불과하기 때문에 평소 사용하던 제품을 계속 먹여도 좋다”라고 말하면서도 “공공 보건에 대한 우려를 일으키지 않는 멜라민 기준치는 정의하기 어렵다”고 말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조장했다.
이후 분유회사들은 소비자들의 항의문의 전화에 시달렸고 이에 대해 FDA에 강한 불만을 표하고 있는 상태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사태가 확산되면서 일리노이주의 리사 매디건 주검사는 주 보건 당국과 FDA에 해당 분유의 리콜 조치를 촉구하고 이와 별개로 해당 회사에도 자체적인 리콜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그는 또 FDA의 감사 당국인 ‘보건인문원(Health and Human Services)’에 보낸 서한을 통해 이번 사실이 FDA의 자발적인 공개가 아닌 언론의 정보 청구에 의해 공개됐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당국이 3주 넘게 검사 결과를 은폐했다”고 비난했다.
주요 소비자 단체인 소비자연맹(Consumers Union) 역시 “분유를 그대로 먹여도 좋다는 FDA의 발표는 신뢰할 수 없다”며 FDA가 처음 발표에서 멜라민 물질에 대한 안전 기준치가 명확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평소 FDA의 관리 실태를 비난해 왔던 바트 스투파크 하원의원 역시 FDA가 즉각적인 리콜 조치를 내릴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 같은 압력에도 불구하고 FDA측은 “제품의 위험성에 대한 과학적 증거에 근거해 제품의 리콜을 실시할 것”이라며 발견된 멜라민 수치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한편 보도가 나간 뒤 또 다른 대형 분유제조업체인 애보트 래버러토리스(Abbot Laboratories)는 자체 검사 결과 자사의 분유에서 소량의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AP통신에 밝혀왔다. 각국으로 수출되는 유명 소아영양식 시밀락의 제조사이기도 한 애보트는 자사에서 검출된 멜라민 수치는 다른 미국산 분유에서 발견된 수치보다도 낮을 뿐더러 또 어떤 국가의 멜라민 기준치보다도 낮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멜라민이 검출된 이들 미 분유 ‘3사’의 제품은 미국 분유시장 90%를 점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