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뉴시스】홍춘봉 기자 = 산재환자 복지향상과 보호사업에 앞장서야 할 근로복지공단 산하 산재병원들이 산재환자의 식대에서도 이익을 취하면서 밥장사에 우선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공단 산하 전국 10개 병원에는 약 2000명 가량의 산재, 진폐환자들이 입원요양을 받고 있으며 지난 2004년부터 경영효율 등을 위해 환자들의 식사를 직영에서 위탁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환자들에게 제공되는 식사가 직영에서 위탁 운영으로 바뀌면서 최저가 입찰을 통해 급식업체를 선정하는 바람에 환자들에게 제공되는 부식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며 환자들의 불만이 높다.

7월 현재기준 진폐환자에게 제공되는 식대는 끼니당 4030원(가산식대 1140원 별도)이며 일반 산재환자는 3390원(가산식대 1670원)이 환자들의 식대로 지급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지만 근로복지공단이 입찰을 통해 한화호텔&리조트와 계약한 식사단가는 끼니당 3198원에 불과해 진폐환자 기준으로 2000원 가까이 차이가 나면서 밥장사를 한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진폐환자 기준(약 1050명 입원)으로 연간 근로복지공단은 밥장사만으로 9억이 넘는 돈을 번다는 것이 환자들의 주장이다.

진폐와 일반 산재환자 등 350명 이상의 산재환자가 입원 요양중인 강원 태백시 근로복지공단 태백산재병원의 경우에도 식단은 그럴듯하지만 부식의 질은 형편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태백산재병원의 17일 저녁 식단은 쌀밥, 시레기장국, 주돈불고기, 다시마 티각, 부추오이생채, 백김치 등이 환자들에게 제공됐지만 비교적 질긴 김치 등은 상당량이 잔반으로 반납되었다.

또 18일 아침에 제공된 콩가루배추국과 햄 볶음, 오이지무침, 포기김치 등의 국거리 반찬류 가운데 김치와 오이지 등은 상당수 환자들이 잔반으로 남기는 등 진폐환자들을 배려하지 않는 부식이라고 항변했다.

진폐환자 이모(63)씨는 “고령의 진폐환자들은 대부분 음식을 씹는 기능과 소화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고 식욕도 부진하다”며 “그러나 환자들이 씹기에 힘든 김치와 반찬 등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환자대표 김모(73)씨는 “저가입찰을 통해 단체급식 업체를 선정하는 구조에서는 업체가 최소한의 마진을 남기려고 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라며 “최저가 입찰문제를 개선하지 않는 한 싸구려 중국산 등 저질 부식을 얼마나 쓰는지 우리는 알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우리도 저가 낙찰을 통한 단체급식업체 선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특식부활이나 부식가격 현실화 등 개선책을 강구하고 있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근로복지공단 산하 병원은 진폐환자가 주로 요양중인 태백, 동해, 정선, 안산, 순천병원을 비롯, 일반 산재병원인 인천, 대전, 창원, 경기, 대구 등 모두 10곳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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