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송윤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지금까지 노화된 단백질을 회복시키는 효소로만 알려진 '핌트(PIMT)'가 암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유전자(p53)의 기능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한정환(51·사진) 성균관대 교수팀이 메칠화 효소인 핌트가 강력한 암 억제 기능을 지닌 p53을 감소시켜, 궁극적으로 암 발생을 촉진한다는 새로운 원리를 알아냈다고 10일 밝혔다.

메칠화(methylation)란 단백질의 전사(轉寫 DNA와 상보적인 서열을 갖는 RNA를 생성하는 과정) 후 변형의 일종으로, 특정 단백질의 특정 아미노산 잔기에 메칠기(CH3-)가 결합하는 현상이다.

p53 유전자는 세포의 이상증식을 억제하고 암세포 사멸을 촉진하는 유전자로, 항암(암 억제) 유전자라고 불린다.

같은 대학의 이재철 박사와 하신원 학생이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달 게재됐다.

연구자들은 가장 강력한 암 억제 유전자로 알려진 p53을 타깃으로 암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노력해왔지만, 임상실험에서 기대와는 달리 효과가 거의 없었고, 부작용도 나타났다.

이는 p53을 조절하는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최근 과학자들은 p53의 조절원리와 상호작용을 정확히 규명하기 위해 연구해왔다.

한 교수팀은 핌트가 p53을 메칠화시키고, 이 메칠화는 p53의 유비퀴틴화를 촉진해 결국 p53의 양을 감소시켜 암을 유발한다는 원리를 처음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유비퀴틴화(ubiquitination)는 특정 단백질에 유비퀴틴(76개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단백질로, 다른 단백질과 결합해 분해를 촉진함) 단백질이 결합하는 현상이다.

특히 연구팀은 핌트가 p53의 기능을 억제해 결국 암을 촉진한다는 이번 연구결과가 인간의 암세포에만 특이적으로 적용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핌트의 발현이 증가한 여러 종류의 악성 암세포에서 p53이 감소된 것을 관찰했다. 특히 핌트가 지나치게 발현된 암환자의 생존률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약 20% 낮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한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핌트가 p53 암 억제 유전자의 기능을 직접 억제하여 암을 유발하거나 촉진한다는 사실을 규명해 암 진단의 단서를 제공하고 암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

knaty@newsis.com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