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송윤세 기자 = 뇌, 간, 혈관 등 복잡한 생체기관의 3차원 구조를 손톱만한 크기의 소자 안에서 그대로 모사할 수 있는 세포배양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정석(38) 고려대 기계공학부 교수팀이 미세유체기술을 이용해 콜라겐 등 세포외기질을 고정한 후 다양한 세포를 배양하는 새로운 형태의 3차원 세포배양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미세유체기술(Microfluidics)란 1밀리미터 이하의 유체의 움직임을 다루는 기술이며, 세포외기질(Extracellular)은 콜라겐, 엘라스틴 등을 주요성분으로 해 동물과 인간의 조직 내부 혹은 세포 외부를 채우는 생체고분자물질을 말한다.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네이처 프로토콜(Nature Protocols)' 7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혈관이 암세포를 향해 자라는 현상 ▲백혈구가 염증에 반응해 혈관을 뚫고 나가는 현상 ▲간세포 조직이 혈관의 성장을 유도하는 현상 등을 가로세로 3㎝ 크기의 소자를 통해 관찰했다.
특히 이 기술은 암전이의 전 과정을 단계별로 모사할 수 있어 기존의 기술로는 관찰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현상을 관찰하고 분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에 신약을 개발하거나 세포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세포를 세포배양접시에 2차원으로 배양해 관찰해야 했다.
하지만 2차원으로 배양된 세포의 반응은 3차원으로 구성된 실제 생물체의 반응과는 차이가 커서, 추가로 동물실험을 해야 하는 등 많은 시간과 경비가 소요됐다.
정 교수는 "이 기술의 개발로 신약개발의 실패를 줄이고, 신약개발에 드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며 "우리 연구팀은 논문에 3차원 세포배양기술의 구체적인 실험방법을 모두 공개해 더 많은 연구자들이 해당 기술을 활용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신유진, 한세운 박사과정생, 로저캠(Roger Kamm) 미국 MIT 교수, 수도료(Sudo Ryo) 일본 게이오대 교수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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