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송윤세 기자 = 성호르몬이 동물의 성적인 성숙뿐만 아니라 발육시기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국내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현서강(37) 중앙대 교수와 김빛내리(42·여) 서울대 교수가 주도한 연구에서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4일 생명과학분야의 학술지 '유전자와 발생(Genes and Development)'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초파리의 성호르몬인 엑다이손이 성장에 관여하는 마이크로 RNA(miR-8)와 그 표적유전자(USH)의 생성을 조절해 결국 초파리의 크기도 결정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여기서 마이크로 RNA란 아주 작은 한 가닥의 RNA로 생물체의 생명현상에 관여하며, USH는 초파리 miR-8의 타깃유전자로 miR-8에 의해 발현이 저해된다.
또 초파리에 있는 miR-8을 인위적으로 결핍시키거나 과다생산하면 엑다이손 효과와 상관없이 난쟁이나 거대 초파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과 USH의 양을 인위적으로 조절해도 비슷한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관찰했다.
하지만 miR-8이 아예 사라지면 엑다이손에 의한 인슐린 신호전달이나 개체 크기 조절 작용도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9년 12월 연구팀은 miR-8이 USH를 통해 인슐린의 신호전달과 개체의 성장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규명한 바 있다. 이번 결과는 이에 따른 후속연구다.
특히 연구팀은 miR-8와 USH 및 인슐린 신호전달 과정이 초파리와 인간에게 공통으로 존재해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점을 주목할 점이라고 꼽았다.
아울러 이번 연구결과가 인간의 사춘기 신체성장과정과 스테로이드 호르몬 의존적 세포증식 과정에 중요한 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성호르몬에 의한 성적인 성숙과정이 어떻게 신체성장과정과 작용하는지를 분자유전학적으로 이해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최근 6년간 18배나 급증한 성조숙증과 같은 성장장애 치료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동물이 성적인 성숙을 통해 성체(成體)가 되는 과정과 발육기의 성장을 통해 최종적인 신체의 크기가 결정되는 과정이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분자유전학적으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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