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에 관해 인지하고 있었지만, 검진이나 예방접종 실시 등 예방실천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대한산부인과학회 제공) 서민지 기자 mingseo@newsin.co.kr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전국 17~49세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인식조사를 시행한 결과, 인지도는 상승했지만 아직도 예방실천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특히 타 연령대에 비해 10~20대 젊은 여성이 질환에 대한 이해 및 예방실천이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젊은 여성층에 상피내암(0기암)과 선암 발병이 증가하는 가운데, 자궁경부암에 대한 오해는 적극적인 예방실천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질환에 관한 오해로 예방실천율 낮아

이번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73.4%는 자신이 자궁경부암에 걸릴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이에 관한 인지도도 높은 편이었다.

자궁경부암 검진율은 37.7%(377명)로 2년 전에 비해 2배가량 상승했고, 예방접종률 또한 14.7%로 조사돼 눈에 띄게 늘었다.

이러한 인지와 달리 10명 중 8명은 백신은 통한 예방을 실천하지 않고 있었으며, 10명 중 3명은 백신의 존재 여부도 모르는 실정이었다.

연령대로 살펴보면, 10~20대의 젊은 층에서 예방실천율이 낮았으며, 이들은 검진율 14%, 백신접종률 10%로 평균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들은 검진을 받지 않은 이유로 '특별한 증상이 없어서'(66.6%)를 가장 많이 응답했고,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 이유로 '가격이 비싸서' '접종 연령대를 놓친 것 같아서' '성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접종 효과가 없을 것 같아서' 등을 꼽았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영탁 교수는 "많은 여성들이 나이가 젊으면 질환에 안 걸리거나 걸려도 생존율이 높다고 오해하고 있다"며 "이러한 전반적인 오해는 적극적인 예방실천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예방백신 접종 시 효과가 가장 좋은 10대의 접종률이 타 연령대보다 낮게 나오고 있어 적극적인 예방실천을 위해 질환의 올바른 인식을 먼저 정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자궁경부암 초기 단계는 증상이 거의 없고 증상이 발현될 때는 이미 병변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며 "게다가 젊을수록 암이 더 공격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궁경부암이 무서운 이유는? 임신과 출산 때문

여성들이 자궁경부암을 우려하는 이유로 임신과 출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10~20대 과반수 이상이 '아이를 낳지 못할 것 같아 자궁경부암이 우려된다'고 답했고, 30%는 임신 후 아이에게 문제가 생길 것을 걱정했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김병기 교수는 "실제 젊은 여성에게서 상대적으로 발병률이 높은 자궁상피내암의 5년 생존율은 95% 이상으로 치료와 회복이 좋은 편이지만 치료 후 자궁경부무력증에 걸릴 경우 조산 등 임신출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임신출산을 계획 중인 젊은 여성들의 주의가 더욱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자궁경부암은 발암성 인유두종바이러스(HPV)라는 발생원인이 명확히 밝혀진 만큼, 백신을 통해 예방이 가능한 암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이 백신을 접종한 후 적어도 70% 이상은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교수는 "HPV 유형에 상관없이 백신 접종을 통해 90% 이상의 예방 효과를 나타낸다"며 "9~55세 여성이라면 성경험 유무와 상관없이 백신을 접종해 인유두종바이러스의 감염 위험을 낮추고 조기 발견을 위해 지속적인 검진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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