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의료진이 암 수술의 시기가 늦어지면 생존율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윤영호, 노동영, 허대석 교수팀이 지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위암, 대장암, 직장암, 췌장암, 폐암, 유방암 등 6대 암수술을 받은 14만7682명 환자의 5년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암 진단 후 1개월 이상 수술을 기다린 환자는 1달 이내에 수술을 받은 환자에 비해 사망률이 증가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국립암센터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및 중앙암등록본부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며, 수술이 1달 지연되면 유방암은 1.59배, 직장암은 1.28배, 췌장암은 1.23배, 폐암은 1.16배 사망률이 증가했다.
또한 수술 건수를 기준으로 전국 병원을 하위, 중위, 상위로 나눴을 때, 상위 병원에서 1개월 이상 수술이 지연되면 위암, 대장암, 췌장암, 폐암은 생존율에 차이가 없었지만, 직장암과 유방암은 각각 1.2배, 1.45배 사망률이 높아졌다.
윤 교수는 "수술 건수가 많으면 성과가 좋다고 알려져 지난 10년간 복잡한 암수술은 큰 병원으로 집중됐다"며 "이러한 집중화현상은 환자들에게 생활지를 떠나 타 지역에서 수술을 받게 하고 수술이 지연되는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로써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발생하고 장기적인 생존율을 낮추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의료의 질에 관한 보건의료정책을 결정할 때 병원 수술 건수와 수술지연기간 둘 다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 교수는 "암 진료의 질을 향상시키려면 수술 건수와 수술 지연을 함께 고려하는 정책을 시급히 시행할 것"을 촉구했으며, 허 교수는 "정부차원에서 지역암센터를 중심으로 암치료전문병원을 육성하는 것과 함께 암 진단 후 1개월 내 수술을 받는 현황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