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서유정 기자 = 성(性)에 관해 거리낌 없는 대화를 나누고 성관계 장면 등이 여과없이 드러나는 TV 프로그램을 자주 시청하는 10대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에 비해 임신을 하거나 임신을 시킬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영국 더 타임즈(The Times)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미국 민간연구소인 랜드(RAND)의 연구자인 아니타 찬드라가 이끄는 연구팀은 12세부터 17세의 10대 청소년 2000명을 대상으로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이와 더불어 2000년부터 2001년 시즌 사이에 방영된 23개 TV 프로그램을 분석, 성적 내용을 담고 있는 프로그램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연구에 참여한 10대들 중 극중 인물들의 키스 장면을 시청한 횟수와, 성관계나 스킨쉽 등을 본 횟수, 성관계에 관해 논하는 장면을 본 횟수 등을 조사했다.

이를 조사한 결과 성관계 장면 등이 노출되는 시트콤인 '섹스앤더시티'(Sex ant the City)와 '프렌즈'(Friends) 등을 시청한 10대 청소년들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에 비해 임신을 하거나 임신을 시킬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00명의 10대 중 총 718명이 연구 기간 중 성적 활동을 하게 됐으며 특히 성적인 장면 노출이 많은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횟수가 많아질 수록 임신을 하거나 임신을 시킬 확률이 더 높아졌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성적 장면 노출이 많은 프로그램을 자주 시청한 청소년들의 25%가 임신을 하거나 임신을 시켰으며 이런 프로그램을 최소한의 수준으로 시청한 10대들의 경우 12%가 임신을 하거나 임신을 시킨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찬드라는 최근 수년 사이 TV에서 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프로그램이 종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하면서 "이와 동시에 10대 청소년들이 임신률도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찬드라는 성적 프로그램 시청과 10대 청소년들의 임신률 사이에 연결 관계가 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고 말하면서 "성적 내용이 담긴 TV 시청은 10대 청소년들의 임신률 증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라고 전했다.

그는 "10대들의 대부분은 하루 일과 중 평균 3시간 이상을 TV 시청에 할애한다"며 과다 TV 시청이 청소년들에게 해가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연구팀은 성적 내용이 담겨 있는 TV 프로그램을 자주 시청한 아이들일 수록 조기에 성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성적 요소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뮤직비디오를 시청한 10대들일 수록 성병에 걸릴 확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성적 내용이 담긴 프로그램에는 시트콤과 드라마, 코미디 등이 있으나 이 중 시트콤이 성적인 내용을 가장 많이 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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