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이터/뉴시스】정진하 기자 = 암세포와 같은 질병 세포를 죽이는 '킬러 단백질'을 활성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개발돼 암과 같은 변이세포로 인한 질병 치료에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BAX라 불리는 이 킬러 단백질은 인체 내에 원하지 않거나 결함이 있는 세포가 발견됐을 때 이 세포의 자살을 유발하는 '아포토시스'라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활성화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미국 하버드 다나-파버 암 연구소 연구팀은 이 단백질을 인위적으로 활성화시킴으로써 세포의 선택적 사멸을 야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의 로렌 와렌스키 박사는 "BAX 단백질을 활성화시킬 스위치를 발견했으며 이 발견이 사람의 질병 세포의 생사 여부를 조절하는 데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스위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펩티드(아미노산의 작은 고리)를 만든 뒤 BAX 단백질의 특정 위치에 정확히 붙였다. 그러자 BAX 단백질은 세포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의 막에 구멍을 내 세포를 죽이는 활동을 시작했다.

한편 매사추세츠주의 바이오 기술 기업인 '에일러론 테라퓨틱스'의 공동 창설자이기도 한 와렌스키 박사는 세포의 생사를 결정하는 경계에 놓여 있는 BAX 단백질이 향후 신약 개발에 도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BAX를 직접적으로 활성화시키는 약물을 통해 암세포와 같은 질병 세포를 죽이거나 반대로 BAX의 활동을 무력화시키는 약물을 통해 원하지 않는 세포의 죽음으로 야기될 수 있는 심장마비, 뇌졸중, 뇌 기능 쇠퇴 등을 막는다는 것이다.

현재 에일러론은 이 기제를 이용한 암 신약을 실험 중에 있으며 앞으로 1년 안에 사람을 대상으로 시범 사용에 들어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연구는 22일 네이처지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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