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저 가족재단이 21일(현지시간)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필요한 진찰을 미루고 있다.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전화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진찰을 미루는 비율은 전체의 36%에 달했다. 이는 지난 4월 29%였던 것에 비해 급격히 상승한 수치다. 치료를 건너뛰는 비율 역시 지난 4월 24%였던 것에 비해 현재는 33% 가량으로 뛰어 올랐다. 이처럼 진찰이나 치료를 미룬 사람들의 5분의1 가량은 결국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전문회사 IMS 헬스의 조사에 따르면, 처방약의 소비도 지난 6월에 비해 0.4% 감소했다. 보험감독관협의회(NAIC)는 지난 7월 미국인의 11%가 1회 투여량을 반으로 줄이는 방법 등으로 처방약의 양을 줄이고 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처방약뿐 아니라 재활치료 등 다른 의료 활동 역시 감소하고 있다. 딕 클락 NAIC 회장은 평균적으로 매해 2~4% 오르는 수술 후 재활치료나 진찰, 외래 진료 등 역시 최근 몇 달간 1~2% 가량 감소했다고 전했다.
시카고의 에릭 샤코우 박사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의료보험 시스템이 현재 열악한 상태라 일반 서민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업률은 지난해보다 1.4% 오른 6.1%를 기록했고, 많은 실업자들은 경제가 나빠지고 있음에도 늘어가는 의료보험부담금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서 진료하고 있는 론 소코로브 박사는 지난달 진료소 방문자 수가 전년도 동기에 비해 5%나 감소했다고 전했다. 그는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이 일단 먹을 것을 구입하고 살 곳을 유지하는 데 신경을 쏟고 있다”며 감소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많은 의사들은 가벼운 초기 증상이 보일 때 진찰을 받지 않으면 병을 키워 나중에 더 큰 돈이 들게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아이다호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든 테드 에퍼리 박사는 최근 방문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면서 “그러나 이는 결국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걱정의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