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AP/뉴시스】유세진 기자 = 중국 북동부 랴오닝(遼寧)성 시샨에서 반코트 등 모피 의류 생산을 위해 사육하던 너구리 약 1500마리가 멜라민에 오염된 사료를 먹고 사망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중국 내 멜라민 오염이 어디까지 확산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멜라민에 오염된 분유 등 유제품을 먹은 어린이 5만4000여명이 신장 결석으로 치료를 받은데다 이 가운데 4명이 사망, 소비자들의 분노를 부르는 한편 전 세계적으로 중국산 유가공 제품에 대한 리콜 및 수입금지 조치들이 잇따랐다.

죽은 너구리들을 부검한 선양농업대학의 수의학자 장원쿠이는 너구리들이 먹은 사료에서 멜라민이 검출된데다 이들의 신장에 형성된 결석이 멜라민에 의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죽은 너구리 12마리의 사체를 부검했다.

장원쿠이는 이 너구리들이 언제 죽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서든 메트로폴리스 데일리'(南方都市)지는 너구리들이 지난 두 달 사이 죽었다고 보도했다.

이번 너구리들의 죽음은 지난해 미국에서 멜라민에 오염된 중국산 애완동물 사료를 먹고 수십 마리의 개와 고양이 등 애완동물들이 죽은 사건을 다시 일깨우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문제 회사들을 폐쇄하는 한편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중소 사료 제조회사들이 많은데다 불법적으로 운영하는 회사들까지 있어 감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원쿠이는 문제의 사료를 생산한 회사 이름을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 언론들은 하얼빈의 화룽사료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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