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AP/뉴시스】최성욱 기자 = 공룡의 멸종이 포유동물의 진화를 이끌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미국 뉴멕시코대학 연구진은 공룡의 멸종 이후 17t에 달하는 거대한 초식 생명체가 등장했다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매머드나 코끼리 같은 종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라고 26일 밝혔다.
이날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질학상 6500만 년 전 공룡이 멸종한 뒤 2500만 년 이내에 육상 포유동물이 최대 크기로 진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펠리사 스미스 박사는 "초식공룡의 시대가 지난 후 지구의 모든 초목들이 초식동물들의 차지가 됐다"며 "아마도 이것이 초식동물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진화할 수 있도록 작용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는 미국국립과학재단(NSF)에 수집된 포유동물 화석 자료를 통해 각 대륙의 가장 큰 포유동물의 모든 주요 그룹의 진화를 밝혀냈다. 연구에는 뼈와 이빨 화석을 몸의 크기와 비례하는 방법이 사용됐다.
공룡과 동시대에 존재했던 포유동물은 당시 개나 쥐처럼 매우 작은 몸집을 가졌었다. 하지만 공룡의 멸종 이후 현재의 유라시아 대륙에는 일찍이 뿔이 없는 코뿔소와 같은 '인드리코테리움'과 코끼리의 일종인 '데이노테리움' 같은 대형 초식 생명체가 등장했다.
육상 포유류 사상 최대의 몸집을 자랑했던 '인드리코테리움'은 두개골 135㎝, 어깨 높이 5.4m, 높이 7.5m, 길이 8m, 무게가 17t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큰 장비목 '데이노테리움'은 매머드와 현생 아프리카 코끼리로 연결되며 평균 무게가 3~5t에 달한다. 이들은 멸종 상태지만 현재 전 세계에서 이들과 유사한 진화 종이 발견되고 있다.
연구진들은 커다란 초식포유류의 몸집이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유리하고 추운 날씨에서도 체온을 유지하기 쉬웠다고 설명했다. 또 거친 풀과 나무를 먹는데도 큰 몸집이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의 닉 파이언슨 큐레이터는 "학계는 지금까지 공룡의 멸종 이후 과정에 대해 확실히 밝혀내지 못했다"며 "이번 연구는 포유동물들이 어떻게 커다란 몸집으로 진화했는지를 심도 있게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들은 "초식 포유류가 다음으로 육식 포유류의 진화가 이어졌지만 초식 포유류만큼 커지지는 않았다"며 "오늘날의 사자가 코끼리보다 작은 크기의 형태로 잔존하는 것이 이를 뒤받침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유동물의 크기 안정에 대해서는 공룡 멸종 2500만 년 후부터 포유류의 몸집이 균형 상태를 유지했다며 대지의 수용 한계와 지구의 온도 때문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공룡이 멸종하면서 몇몇이 거대한 포유동물로 진화했다는 것은 흔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그들이 왜 몸집을 불리며 진화했는지를 처음으로 밝혀낸 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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